(중국 상하이=신화통신) 상하이의 춘절(春節·음력설)맞이 용품 상점이 활기를 띠고 있다.
상점을 가득 채운 붉은색 춘절 장식 용품, 다양한 무형문화유산 별미, 춘절맞이 용품을 고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 무게를 잰 제품을 봉투에 담는 상인들...상하이 난징루(南京路) 보행자 거리에 위치한 제일(第一)식품상점이 분주한 풍경을 연출했다.
이곳에는 라오청황먀오(老城隍廟)의 오향두(五香豆), 리가오탕(梨膏糖·배즙에 꿀을 섞어 만든 간식) 등 각종 무형문화유산 별미가 모여 있다. 생산지에 직접 가지 않고도 각종 별미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이유다.
상하이시 쑹장(松江)구에 거주하는 70대 시민 류펑메이(劉鳳美)는 1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이곳 상점에 왔다. 포장된 오향두, 리가오탕을 구매한 류씨는 볶은 해바라기씨, 잣, 쿠키도 필요한 만큼 무게를 달아 구입했다.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고 곳곳에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래된 전통 브랜드) 분점도 있지만 류씨는 새해 명절마다 난징루에 와서 쇼핑을 즐긴다.
"현지 단골손님들은 옛맛과 실속을 중시합니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맛도 좋고 보기도 좋은 기념품을 선호하죠. 고급스러운 '상하이 선물' 문화크리에이티브 선물 상자, 외부 포장에 상하이 랜드마크가 들어간 별미 제품이 특히 잘 팔립니다." 장전(張震) 제일식품상점 전문 매대 관리자는 춘절이 가까워지면서 동료들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난징루 보행자 거리를 따라 와이탄(外灘) 방향으로 걷다 보면 떡 판매점인 선다청(沈大成), 싼양난훠(三陽南貨) 등 라오쯔하오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들어온다. 현지인처럼 별미가 주는 설날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로코에서 온 한 방문객은 선다청의 탸오터우가오(條頭糕)를 맛봤다. 가늘고 긴 형태에 겉은 하얀 찹쌀로 덮여 있고 속은 갓 볶은 고운 팥소가 들어 있다.
그는 모로코와 달리 중국 장난(江南, 강남) 지역의 고기반찬은 단맛이 나지만 디저트는 오히려 그렇게 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인 친구에게 "고기반찬의 단맛은 오랜 전통이며 디저트가 달지 않은 이유는 건강을 위해 설탕을 적게 쓰기 때문"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상하이시 문화여유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상하이는 63개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273개의 시(市)급 무형문화유산, 900개의 구(區)급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무형문화유산의 대표 별미가 상하이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천핑(陳平) 상하이시 문화여유국 무형문화유산처 처장은 춘절 기간 상하이에서 무형문화유산 체험 행사가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들이 무형문화유산 별미를 통해 전통문화를 느끼게 만들고 라오쯔하오가 시장을 한 단계 더 확대하도록 촉진하며 새로운 시대의 최신 소비자 수요 트렌드를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무형문화유산 계승자들은 더 이상 옛맛을 지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있다.
선다청은 최근 쌀가루와 찹쌀가루로 만든 은괴 모양의 달콤하고 말랑한 간식 '무림 떡 장인(武林糕手) 신이(心意) 딩성가오(定勝糕)'를 출시했다. 외부 포장에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인 '루씨(卢氏) 심의권(心意拳)' 동작 이미지가 인쇄돼 있어 소비자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다.
다이빈(戴斌) 중국관광연구원 원장은 춘절맞이 용품을 구매하고 여행을 즐기면서 무형문화유산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소비 증가 효과는 물론 문화적 자신감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