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고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김선희·이인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총 19개 혐의에 대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제일모직 주가를 부양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최소 비용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확보해 경영권을 승계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또 4조5436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도 적용했다.
이날 선고에서는 삼성바이오 회계 처리 관련 판단이 변수로 꼽혔다. 지난해 2월 1심 법원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지만, 같은 해 8월 서울행정법원 판단은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 제재는 취소해야 한다”면서도 “삼성바이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 처리를 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이번 판결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종합적으로 회계 부정의 고의가 드러났다고 보긴 어렵다”며 “금융당국이 지도 차원으로 행정처분할 여지는 있을지 모르지만 형사처벌을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