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신화통신) 올 들어 홍콩 등 역외 지역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올 들어 총 11개 중국 자본 주식(레드칩, H주, 중국 자본 민영 주식)이 상장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소폭 증가한 규모다.
웨이웨이(魏偉) 핑안(平安)증권 수석 전략 애널리스트는 홍콩 증시 메인보드의 상장 조건이 보다 유연하고 완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수 전문 기술 및 바이오 테크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추는 상장 규칙이 추가되면서 시가총액은 높지만 과학기술 혁신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업에 더 매력적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홍콩 상장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 수석은 "희소 종목이 모여들면서 홍콩증권거래소가 테크기업에 좋은 상장 플랫폼을 제공하는 한편 글로벌 파이낸싱 플랫폼으로서 우량기업의 '해외 진출'을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 기업 역외 상장의 주요 포인트는 'A+H' 상장 형식을 띤다는 점이다.
둥펑(東鵬)음료는 지난 3일, 란쓰(藍思∙Lens)테크는 3월 31일에 각각 홍콩증권거래소에 H주 발행 및 메인보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5일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는 H주 발행과 관련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록을 알렸다.
글로벌 회계법인 어니스트앤영(EY)의 탕저후이(湯哲輝) 중화권 회계감사서비스시장 공동 매니징 파트너는 'A+H'의 동시 상장은 기업의 투자자 기반과 자금조달 채널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년간 'A+H' 상장 업종은 꾸준히 확대됐다.
웨이 수석에 따르면 ▷내구소비재 ▷비철금속 ▷제지 ▷포장 등 업계에서도 'A+H' 상장을 선택한 기업이 생겨났다. 홍콩에 상장 예정인 중국 본토 기업으로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약·바이오 ▷의료장비 ▷서비스 등 업종이 가장 많다.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전·가정용품,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가지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전기설비, 하드웨어 설비 등 분야에서도 'A+H' 상장기업 수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잉핑웨이(應偉平) 쉰스(迅實) 국제금융홀딩스 회장은 홍콩증권거래소가 지난해 12월 'A+H'주 기업의 H주 보유 요건을 기존 15%에서 10% 또는 시가총액 30억 홍콩달러(약 5천730억원)로 하향 조정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정은 A주 기업의 홍콩 상장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정책적 지원으로 홍콩 상장을 선택하는 A주 기업이 날로 늘어나면서 'A+H' 상장 형태가 올해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에서 주를 이루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