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삼성SDI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여파로 인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에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주당14만6200원, 모집총액은 1조7282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던 예정 발행가액 16만9200원과 비교해 13.6% 낮아진 가격이다.
삼성SDI 증권신고서 산술계산식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1개월 및 1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주가 그리고 지난 8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과 같은 날 종가를 비교해 더 낮은 금액을 기준주가로 설정했다. 이렇게 설정된 기준주가에 할인율(15%)과 증자비율(16.8%)을 계산해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한 것이다.
이 같은 계산식에 따라 기준주가가 높을수록 같은 수의 주식을 발행할 때 조달되는 자금은 늘어나게 되는데 삼성SDI는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및 각국의 보복 관세 발표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지면서 유상증자로 조달할 수 있는 자본금 규모가 최소 13.6% 축소됐다.
오는 5월 16일 결정될 2차 발행가액과 동시에 결정되는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2차 발행가액이 높게 형성되더라도 1차 발행가액보다 많은 금액을 조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되려 2차 확정 발행가액이 낮으면 그만큼 삼성SDI가 유상증자를 통해 최종적으로 조달하는 자금도 줄어들기 때문에 삼성SDI로서는 2차 발행가액을 확정하는 오는 5월 16일까지 회사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 2023년 8월 유상증자를 처음 발표할 당시 2조원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으나 같은 해 11월 2차 발행가액 산정 당시 주가 부진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1조5000억원을 확보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10일 관세 부과 시점을 일부 유예하면서 증시가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더 확산되면 증시 추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어 삼성SDI는 불확실성에 놓인 처지가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