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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텔링ESG] "도심 출몰 너구리, 귀여워요 만지면 안 돼요" 개과 포유류, 물림 사고·광견병 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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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텔링ESG] "도심 출몰 너구리, 귀여워요 만지면 안 돼요" 개과 포유류, 물림 사고·광견병 등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경아 기자
2025-06-19 06:00:00

서울·수도권에 도로 신설되며 고립된 야생너구리 번식, 도시에 출몰

사진국립생물자원관
담장을 배경으로 모습을 보인 너구리. 최근 서울과 인천, 수도권 도시에서 야생 너구리 출몰이 낮아지고 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이코노믹데일리] 고백하자면, 저는 집사입니다. 고양이 두 녀석을 ‘어화둥둥’ 모시고 사는 집사입니다. 요즘은 반려동물계에도 고령화 시대가 도래해 한 녀석은 15살, 다른 녀석은 9살이니 제 집사 생활이 무려 15년차이지요. 그 사이 고양이는 '저항할 수 없는 귀여움'을 무기로 온갖 광고며 동영상 세계를 다 접수하고 있지 뭡니까. 유튜브 동영상 중 가장 많은 동영상이 고양이 동영상이라지요. 그러다 보니 다들 고양이에 익숙해져 길고양이를 봐도 “어머나 귀여워”하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속으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아~ 저는 그 귀여운 고양이들이랑 살고 있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길냥이도 아닌 야생 너구리들이 도심 곳곳에 등장해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에 체격은 고양이나 작은 강아지 정도이다 보니 쓰다듬기를 시도하거나 돌봐주려고 하는 마음이 들지만 이들은 길냥이랑은 성격이 아주 다르답니다. 길냥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유기되거나 집을 잃은 뒤 길에서 살아남아 생활하는 경우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사람의 돌봄을 받아 인간친화적 성격이 된 길양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구리는 도시에서 사는 점은 같아도 야생성을 지니고 있단 점에서 길고양이랑은 다릅니다.
 
너구리는 어릴 때는 3kg 정도로 모습도 강아지와 비슷하고 다 자라도 7~8kg 정도인 개과 너구리속 포유류입니다. 그런데 개과 동물이다 외부 기생충 감염에 의한 개선충증이나 광견병 등을 전파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본질이 야생 동물이다 보니 물림 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너구리가 아무리 귀여워도 만지지 말아야 하며, 만약 아프거나 다친 너구리를 발견할 경우 동물보호단체 등에 연락해 구조를 해야 한다네요. 만약 너구리에 물리면 즉시 소독하고 병원에 가야 합니다. 서울시에서는 너구리로 인한 광견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약이 든 미끼를 일정 기간마다 뿌리고 있답니다.
 
도시에 사는 야생 너구리는 감염병 전파, 물림 사고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흔히 ‘로드킬’이라고 불리는 동물찻길사고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81건이었던 너구리 관련 사고가 2024년 117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최근 도시에서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도시 너구리들을 단순한 말썽거리로 볼 일이 아닙니다. 숲에서 살아야 할 너구리가 도시에 출몰하고 로드킬을 당하는 비극은 인간이 자연에 영향을 미친 결과니까요.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부터 도시에 사는 야생 너구리를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도권 너구리의 유전적 특성과 행동권을 분석해 ‘수도권 너구리 생태 현황 지도’ 제작에 나섰습니다. 지도 제작을 위해 수도권 너구리 서식지를 확인한 결과 △인천 및 인접한 서울 서부·경기 남서부 지역 △서울 강서·양천·구로 지역 △그 외 경기 북부 지역 등 3개의 분리된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수도권 도시 지역에 국지적으로 너구리 서식지가 형성된 것은 행동 반경이 좁은 너구리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에 의해 단절된 서식지에서 번식을 거듭해 근접 지역 개체군과 유전적 단절이 일어난 것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답니다. 너구리의 평균 행동반경은 1㎢미만이며 잡식성이다 보니 복잡한 도시 내에서는 더 작은 행동반경 내에서도 생활이 가능하답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이 너머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긴 듯한 너구리가 축대 위쪽을 쳐다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각종 도로가 놓이면서 고립된 지역에 살게 된 너구리가 개체 수가 늘어나자 도시까지 출몰하게 됐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지역별 개체군 분포 △핵심 서식처 △이동 경로 △갈등 및 질병 발생 현황 등을 종합한 ‘수도권 너구리 생태 현황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랍니다.
 
이번 지도에는 수도권 너구리 서식지 16개의 초위성체 마커를 활용해 수도권 너구리 226개체 간 유전적 연관성과 행동권 및 번식 영역의 경계를 추적한 연구 결과를 담을 예정이라네요. ‘초위성마커’란 유전자 표지(marker)의 한 종류로 디엔에이(DNA) 분석으로 생물종의 집단 구별 등에 이용된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렇게 너구리의 유전적 특성과 행동권을 분석한 ‘수도권 너구리 생태 현황 지도’를 올 하반기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에 제공해 도시 너구리의 과학적인 돌봄을 지원할 계획이랍니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도시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갈등이 빈번해지는 만큼 과학적 생태정보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사람과 야생동물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이번 지도 제작의 의미를 밝혔습니다.
 
부디 모든 동물들의 로드킬이 없는 세상이 되길. 지구상의 생명체가 사라지면 마지막 사라질 생명체는 인간이란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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