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0대 건설사의 인력 기반이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인력 감축 흐름은 최근 신입 채용의 실종으로까지 번지며 업계 전반의 세대 순환이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가운데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한 9곳의 직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6004명에서 5751명으로 줄었고 현대건설은 7231명에서 7088명 현대엔지니어링은 7554명에서 7118명으로 감소했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모두 인력 규모가 축소됐다. 감소 폭의 상당 부분은 비정규직이 차지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줄어든 253명 가운데 246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은 이러한 감소가 공사 일정에 따른 계약 종료에 따른 자연 감소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착공 지연과 신규 수주 부진이 겹치면서 인력 운용의 여유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프로젝트 계약직은 공사 종료와 함께 이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착공 공백이 이어지면서 인력 충원이 지연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직원 수가 늘어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로의 확장 과정에서 계열사 인력이 이동한 결과였다.
문제는 직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신입 채용이 사실상 멈췄다는 점이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신입 채용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특히 DL이앤씨는 2023년을 마지막으로 공개채용을 중단했다. 경력직 수시 채용으로 필요한 부문만 최소 인력으로 보충하는 방식이 자리 잡는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입 채용을 중단한 상태다.
채용 공백이 길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세대 단절’ 우려가 고조된다. 한 시공사 중간 간부는 “신입이 들어와야 현장에서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는데 몇 년씩 뽑지 않으면 조직의 연령대가 급격히 올라가고 기술 전승도 끊긴다”고 말했다. 인력 수급의 경직성이 심해지는 만큼 경기 반등 시기에 맞춰 인력 부족이 구조적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건설사는 내년 신입 채용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매년 신입 채용을 이어가는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채용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도 올해 신입 채용을 하지 못했지만 내년 채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인력 감소와 신입 채용 공백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인력 순환이 막힌 업계가 언제 다시 몸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채용 정책이 건설사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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