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연구개발과 제조를 핵심 축으로 격상하고, 글로벌 시장 운영과 공급망 대응 성과를 인사 기준에 반영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체계 전환을 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과 확장 국면으로 연결하는 조직 구도를 마련했다.
이 같은 인사 기조는 기술 개발과 생산 체계를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방향과 맞물린다. 다만 SDV 전략 조직을 이끌던 핵심 리더 사임 이후 후속 리더십을 어떻게 정비하느냐가 전환 속도를 가늠할 변수로 남아 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는 연구개발과 제조 부문이 동시에 핵심 포지션으로 격상된 점이 특징이다.
R&D본부장과 제조부문장을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국내 생산 조직까지 재정비한 것은 SDV 전환을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양산 체계로 연결하려는 흐름과 이어진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과 공장 전환을 병행 추진하는 구조가 인사 전반에 반영됐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만프레드 하러 R&D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러 사장은 현대차그룹 합류 이후 차량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본 성능과 제품 완성도 제고를 이끌어 왔다.
R&D본부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격상되면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SDV 체계 전환을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제조 부문 인사 역시 SDV 전환의 무게중심이 생산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부문장 정준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제조솔루션본부와 구매본부를 총괄하는 책임을 이어간다.
정 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과 로보틱스 등 차세대 생산체계 도입을 중심으로 생산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공장을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 직을 신설하고, 제조기술 엔지니어링에 정통한 최영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임명했다. SDV 전환이 개발과 설계에 그치지 않고 양산·품질·안전 체계 전반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인사에 반영됐다.
SDV 전략 조직을 둘러싼 리더십 공백도 이번 인사의 주요 변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 사임한 송창현 전 사장의 후임을 조속히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전 사장은 그룹의 SDV 전략을 총괄하는 AVP 본부장으로서 차세대 SDV 개발전략 수립과 함께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선행 개발 체계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의 사임으로 SDV 전략 조직과 선행 개발 조직의 리더십이 동시에 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전략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 등 기존 기술 내재화 흐름은 유지한 채 차세대 SDV 개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포티투닷 수장 인선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SDV 선행 개발 조직의 운영 방식과 역할을 포함한 조직 재편 방향을 추가로 정리하는 단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포티투닷은 차량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데이터 기반 개발 체계를 담당하며 현대차그룹 SDV 전략에서 선행 개발 역할을 수행해 온 조직이다. AVP 본부와 함께 SDV 전환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 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분간 SDV 관련 의사결정과 개발 조율은 R&D본부와 AVP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포티투닷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하느냐에 따라 SDV 전략의 조직 구조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는 글로벌 시장 운영 경험과 성과를 쌓아온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 관세 문제 등 정책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이끈 점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사업 운영 경험이 경영진 구성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룹 차원의 전략 조정 기능도 함께 정비됐다.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담당 부회장으로서 모빌리티, 수소 에너지, 로보틱스 등 핵심 미래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SDV와 SDF 전환 과제가 계열사 단위로 분산되지 않도록 그룹 차원의 조율과 실행 체계를 담당하는 역할이다.
세대교체와 기술 인재 중심 인사도 이번 인사의 또 다른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장 승진자를 포함해 총 219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규모는 전년 대비 줄었지만 40대 차세대 리더 발탁과 R&D 및 주요 기술 분야 승진 비중을 확대하며 인사의 질적 전환에 무게를 뒀다. 배터리와 수소 등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 분야에서 인재 발탁이 이어진 점도 같은 흐름이다.
외부 인재 영입은 기술 전환과 글로벌 환경 대응 차원에서 병행됐다. 현대차그룹은 HMG경영연구원 원장으로 해외 대학 경제학 교수를 영입하며 거시경제와 공급망 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 역량을 보강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SDV 전환을 둘러싼 조직 운용의 다음 단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R&D와 제조 중심의 실행 체계가 강화된 가운데, AVP 조직과 포티투닷을 포함한 SDV 선행 개발 축의 리더십과 역할 정비가 향후 전환 속도와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임원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동시에 인적 쇄신과 조직 재정비를 추진했다”며 “SDV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사와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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