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충남 서산에 위치한 대산 사업장을 통합하고 11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멈추는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 첫 사업재편을 승인하면서 설비 감축이 실제 실행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5일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충남 대산산업단지 내 양사 사업장 통합을 골자로 한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최종 승인했다. 정부는 금융·세제·인허가를 포함한 총 2조1000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도 의결하며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양사가 보유한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다운스트림 설비 조정이다. 통합 대상인 대산 단지 내 설비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운영해 온 연산 110만t 규모 NCC는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보유한 폴리올레핀 등 다운스트림 제품 설비 중 수익성이 낮거나 중복되는 라인은 축소된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대형 NCC 설비가 실제로 멈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설비 증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생산능력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선별 축소' 전략으로 방향을 튼 신호로 해석된다.
통합 방식은 5대5 공동 경영 구조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사업부문만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만드는 물적 분할 방식)한 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합병해 신설 통합법인을 설립한다. 이후 HD현대케미칼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본사가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신설 법인 지분은 양측이 50%씩 보유한다.
양사는 설비 통합과 생산 효율화에 2450억원을 투입하고 고탄성 플라스틱·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고부가 제품과 에탄 원료·바이오 납사 기반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335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대부분은 금융 패키지다.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채권금융기관 협의를 거쳐 구체 방안이 확정된다. 상환 유예, 신규 자금 공급, 영구채 전환 등 다양한 수단이 검토된다.
정부는 대산 단지 재편을 시작으로 여수·울산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집적단지에서도 유사한 사업재편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지역에는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등 대형 석화 기업들의 NCC와 다운스트림 설비가 밀집해 있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설비 통합·감축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재편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에 직접 개입하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유화학 업황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대산 1호 프로젝트는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첫 실행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여수·울산 등 주요 석화 단지로 재편 논의가 확산될 경우 국내 석화 산업은 본격적인 생산 구조 재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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