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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③] 기아차, 정의선 부회장 승계 ‘들러리’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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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현대차그룹 지배구조③] 기아차, 정의선 부회장 승계 ‘들러리’ 전락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19-06-26 08:16:00

정의선 보유 글로비스 지분, 기아차 보유 모비스 지분 스왑 가능성

엘리엇, 현대차그룹 공격시 기아차 대상 제외…자본 활용성 충분

[사진=현대차그룹]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에 가려 그룹 내에서 늘 ‘2인자’ 역할을 했다. 지배구조개편 후 성장을 위한 지원 주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순환출자고리가 끊어지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기아차 지분도 매각될 수 있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도 매각 대상에 오르지만 자회사(현대차)와 손자회사(기아차)에 대한 그룹의 관심도가 다르다. 기아차는 미국계 헷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모비스 분할 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분 23.29%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정 수석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과 스왑하는 방법도 있다. 이 때 지배구조는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가 돼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진다.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합병을 무리하게 할 필요도 없다. 다만 모비스로부터 창출되는 안정적 현금흐름(A/S 부문)은 다소 아쉬울 따름이다.

순환출자가 어떤 방식으로 해소되든 기아차는 최하단에 위치하게 된다. 기아차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에서도 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유다. 그만큼 기업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은 모비스와 현대차 대비 뒷전이었다. 향후 그룹 지원도 현대차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아차 역량도 상당하지만 현대차 대비 브랜딩 측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는 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 힘이 강하지만 관련 지분을 정리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아차는 분명 중요한 존재지만 오롯이 지원만 하는 주체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아차는 K시리즈를 통해 현대차의 아반떼, 소나타, 그랜져와 경쟁했다. 최근 ‘빅사이클’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SUV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아차는 늘 현대차에 그림자에 가려졌다.

향후 출시되는 신차도 경쟁이 불가피하다. 기아차는 7월 SP2, 9월 모하비(페이스리프트), 11월 K5 등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는 7월 베뉴, 9월 그랜져(페이스리프트), 11월 GV80 등을 내놓는다. 이미 시장에서의 화제도 현대차 모델로 집중되고 있다.

대 중국 수출 대안으로 꼽히는 인도시장도 현대차가 베뉴를 먼저 선보였다. 기아차는 오는 8월부터 셀토스를 본격 생산한다.

인도 자동차시장은 차량 공유 서비스 수요 확산으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를 대비해 인도의 차량호출업체인 올라에 각각 2707억원, 677억원을 투자했다. 스마트모빌리티시장을 주도하려는 포석이다. 투자 규모 격차가 큰 만큼 인도시장 공략이 성공한다면 현대차가 기아차 대비 빠른 성장을 하게 된다.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현대글로비스 주식과 교환해 차익이 남더라도 오롯이 활용할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과거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자금을 공급했다.

미국계 헷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을 공격할 당시 유독 기아차는 제외했다는 점도 다시 주목된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두 기업만 지목하며 과도한 잉여현금 보유에 따른 낮은 자본 활용성을 지목했다. 역으로 보면 기아차는 자본 활용 등이 충분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나 ESG평가 등에서 기아차는 여타 주력사 대비 늘 열위에 있었다”며 “‘패밀리룩’ 등으로 그룹 성장에 일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2인자 취급을 받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완전 합칠 것이 아니라면 두 기업의 DNA를 아에 따로 가져가는 것이 현대차그룹 실적은 물론 이미지에도 긍정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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