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45년 넘게 가동해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지난 19일 전격 폐쇄했다.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 폐쇄에 이은 두 번째 셧다운 결정이다. 선재는 못이나 나사를 만드는 재료로 건설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밖에 타이어코드, 비드와이어 등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에도 들어간다.
중국이 내수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글로벌 시장에 저가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포스코 1선재공장은 경쟁력을 잃었다. 지난해 글로벌 선재시장은 약 2억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 수요는 9000만t에 불과해 장기간 공급과잉을 겪었다. 포스코는 이 같은 업황 부진으로 향후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도 제강·압연 공정을 진행하는 포항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 14일 전했다. 마찬가지로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을 원인으로 꼽았다. 포항2공장에서는 건설 현장에 주로 투입되는 형강 제품이 생산됐다. 포항2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제강 기준 100만t으로 현대제철 전체 생산 물량의 5% 정도로 알려졌다.
실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포스코 3분기 실적은 매출 9조4790억원, 영업이익 43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39.8%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4% 급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 등이 장기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국내 철강재가 조선업계 등 다른 산업군과의 협상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그간 간헐적인 셧다운은 있었지만, 업황 부진 장기화로 인한 연이은 셧다운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