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관계자는 15일 “국내 철강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 부문에서 효율성을 올리려고 고민하고 있다”며 “생산·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차원에서 포항 2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는 제강과 압연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제강은 스크랩(고철)을 녹여 강철을 만드는 공정을, 압연 공정은 만들어진 강철을 일정한 형태로 변형시키기 위해 가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제강 라인과 압연 라인의 생산량은 각각 100만t, 70만t으로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3% 수준이다.
포항 2공장에서는 건축 구조물에 들어가는 형강이 주력 제품인데, 주요 수요처인 국내 건설 현장이 경기 침체 등으로 멈춰 서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부진한 중국 부동산 경기 탓에 중국 내수로 소화되지 못한 저가의 중국산 철강 제품들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도 급격히 떨어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5일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건설경기 부진으로 봉형강 사업이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가동률 감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에 대한 판매량은 최대한 축소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내년 1~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제철 3분기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93억원)보다 7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2분기(980억원)와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설비 보수로 공장을 일부 멈추며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으로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가동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현대제철 노사는 14일 포항공장에서 노사협의회를 열어 포항 2공장의 폐쇄 여부를 논의했다. 사측은 경기 침체로 가동률이 떨어져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사 간 의견 차이로 폐쇄 결정은 잠정 중단됐다. 회사 쪽에선 포항 2공장 인원을 최대한 포항에 위치한 공장에 배치하는 등 고용 안정화에 힘쓰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노동조합은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폐쇄를 반대하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