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3일 한전의 재정 부담 완화와 전력망 구축 재원 마련을 위해 산업용 전기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 을(乙) 전기료는 ㎾h(킬로와트시)당 16.9원(10.2%),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갑(甲) 전기료는 ㎾h당 8.5원(5.2%) 오른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9년 사이 철강업계 실적이 가장 안 좋은 시기였다"며 "전기료 인상은 철강업계 전반적으로 부담이긴 하겠지만 경영 실적이 좋지 않고 자가발전이 없는 중소형 철강사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는 가장 큰 소비자인 건설업계의 침체와 함께 올 3분기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 25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한 동국제강과 현대제철 모두 지난 분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매출 8386억원, 영업이익 215억원, 순이익 95억원을 기록해 지난 분기 대비 매출이 10.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6.9% 감소, 순이익은 58.9% 줄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매출액 5조6243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6.9%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47.4% 감소했다.
이들은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증가하는 등의 이유를 철강업계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전기료 상승은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에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통해 "제조 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계속 인상하는 건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반영하되 산업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전기 소비자들이 비용을 함께 분담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