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사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되면서 NH투자증권의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 제재심이 임박한 가운데, 치료를 위해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는 정 사장이 적극 소명할 기회를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16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NH투자증권은 정영채 사장과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임직원 전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했고, 본사 건물 전체를 소독했다.
다행히 정영채 사장은 별다른 코로나19 증상이 없고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H투자증권 측은 보건지침에 따라 정 사장이 회복할 때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 회사에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대표와 교류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대표이사가 감염됐다는 상징성이 있어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대표직인데, 당분간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태의 책임을 묻는 금융당국의 제재심의위원회 문제도 경영공백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소로 지목된다.
지난달 19일과 이달 4일 등 총 2차례에 걸쳐 열린 옵티머스 사태 관련 제재심에서는 NH투자증권에 대한 제재 수위가 논의됐지만 결론이 내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추후 다시 제재심을 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고, 3차 제재심 개최는 25일이 유력했다.
정 사장은 지난 2차례의 제재심에 이어 3차 제재심에도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진으로 사실상 3차 제재심에 참석이 어려워졌다.
금융당국이 제재심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정 사장이 제재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정 사장의 변론 없이 제재심이 그대로 강행되면 사실상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안이 그대로 관철되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라임 사태 당시부터 CEO 직무정지 중징계안을 고수하고 있으며 옵티머스 사태 사례도 2차 제재심까지 감경에 대한 시그널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제재심을 연기할 명분 자체가 없다. 정 사장이 참석하지 못해 소명 기회를 잃게 되면 중징계안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코로나19를 대비해서 마련한 비대면회의 인프라는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과 부서장, 임원진의 실제 접촉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당장 정 사장이 자리를 비워도 나머지 경영진이 건재해 경영공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밀적접촉자 검사 결과 추가 확진자가 없었다. 정 사장이 대부분의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해 우려했던 것보다 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전사 분산근무, 순환근무를 진행하며 필수인력만 출근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