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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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혼합 룰'로 바이오항공시대 성큼…바다에는 '친환경유선박'
대한항공이 지난 9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GS칼텍스와 바이오항공유(SAF) 실증 운항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실증 운항을 위해 급유 되는 바이오항공유(SAF). 유럽연합(EU) 운송부문 탄소 배출량이 유럽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두 번째로 큰 탄소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육상부문에 이어 2025년부터 항공‧해운부문에서 2% 혼합·감축룰(rule)이 적용됨으로써 우리 항공‧해운 분야 탈탄소화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EU 운송부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7%(2021년 기준)를 차지, 에너지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탄소 배출원으로 지목됐다. 국제항공(2.3%), 국제해운(4.2%)까지 더하면 유럽에서 가장 큰 탄소배출원이 국내외 운송부문이다. EU는 승용차‧밴 CO2 배출규제 관련해서는 가장 앞서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각각 55%, 50% 감축하고 2035년까지는 100% 목표를 설정해 사실상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한 법안이 올해 5월부터 발효 중이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의 CO2 배출규제는 지난 2월 EU집행위가 초안을 검토, 의회에서 검토 중이다. 항공과 운송의 경우 2025년부터 ‘2%’ 혼합이 적용돼 유럽에 진출하는 우리 항공사와 해운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EU지역 활동하는 항공·해운사들 2025년 2% 바이오유혼합‧탄소절감룰 도입해야 EU는 지난 9월 열린 의회에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규정(ReFuel EU Aviation)’을 채택했다.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란 기존 항공유와 혼합 사용이 가능해 비행기 엔진이나 공항 인프라 교체가 불필요한 연료로 차세대바이오연료 또는 이퓨얼(e-fuel) 같은 합성연료 등이 포함된다. 해운 분야에서는 지난 10월 발효된 ‘지속가능한 해운연료 규정(FuelEU Maritime)’에 따라 유럽경제지역(EEA)을 입출항하는 총톤수 5000t 초과 선박에 대해 탄소집약도 감축 목표를 설정, 2025년부터 2% 감축룰이 적용된다. 다만 항공부문과 달리 특정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항공유 규제와 차이가 있다. ◆관련법 개정으로 바이오연료 성장에 대한 기대감 커져...관련 부처 실증연구 실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현행법상 정유사는 '석유 정제 제품'만을 판매할 수 있었으나 개정안을 통해 바이오연료, 재생합성연료 등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SAF는 기존의 화석연료 항공유 대비 항공기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AF 원료인 바이오매스 성장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는 덤이다. 특히 항공기 연료는 부피와 무게에 제약이 있어 승용차나 선박보다 크고 동력계통 특성상 전동화·수소연료 등으로의 전환이 어려워 특히 항공 분야 차세대 연료로 SAF가 주목받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09년 SAF를 처음 소개한 이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SAF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EU의 SAF 혼합 의무 단계적 확대 외에도 미국 역시 올해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지원하며 SAF 사용을 독려 중이다. 바이오연료 시장 전망도 밝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바이오 항공·선박유는 오는 2030년 전체 에너지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연료 시장은 2020년 하루 215만 배럴 규모였으나 2050년에는 459만 배럴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의 관련법 개정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8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얼라이언스’ 제4차 전체 회의를 개최해 국회 산자중기위원회에서 의결된 석유사업법 후속 조치로 추진할 석유사업법 하위법령 개정 계획이 논의됐다. 또한 ‘바이오항공유·선박유 실증연구’ 중간보고를 통해 그간의 실증 결과도 공유됐다. 항공부문에서는 인천과 로스엔젤레스를 오가는 국내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를 혼합해 총 6차례 실증 운항을 완료했고, 해운 부문에서도 국내 외항선박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해 2차례 실증 운항을 실시했다. ◆국내 정유 4사의 바이오연료 개발 경쟁 국내 정유 4사 중 SAF 시장 선점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곳이 GS칼텍스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대한항공의 인천발 로스앤젤레스행 SAF 실증 운항 총 6회를 진행한 곳이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핀란드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 네스테와 협력 관계를 맺고 바이오연료에 대한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 (ISCC EU)을 취득, 원료 수급부터 제조, 판매 등 전 과정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26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 원료 생산공장을 짓고 있으며 SAF 외에도 HMM과 바이오선박유 시범운항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을 활용한 SAF를 생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21년 대한항공과 SAF 제조·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은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충남 대산에 연산 13만t 규모의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대산공장 일부 설비를 2025년 50만t 규모 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 SK에너지를 앞세워 울산콤플렉스(CLX)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000만 달러를 투자,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원유 생산 등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에너지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를 투자해 연간 SAF를 50만톤 생산할 예정. 또 다른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통해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으며 앞서 지난 3월 중국 서남 지역 최대 규모 폐식용유 공급업체 진샹에 투자,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바이오 원료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에쓰오일은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바이오연료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해외국가의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2023-1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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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빨라지는 지구온난화, 느려도 가야할 탄소감축의 길
지구온난화에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북극곰.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 감축을 위해 탄소배출 거래제가 점차 우상향을 전망하며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여름은 가혹했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북반구 국가들은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 때문에 곳곳에 산불이 이어졌고 바다 수온은 관측 사상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물고기의 떼죽음을 불렀다. 이번 겨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반도 인근에는 일찌감치 북극 한파가 휘몰아치며 순식간에 한겨울로 접어들더니 호주, 중남미 등 남반구에선 반대로 폭염 소식이 들리며 브라질의 한 공연장에선 사망자가 발생하는 ‘죽음의 봄’이 들이닥쳤다는 소식이다. 이게 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온난화 시계는 우리 예상보다 빨리 돌고 있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기업들이 기준 이상 탄소를 배출할 경우 그만큼의 비용을 치르도록 해 궁극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코자 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 지난 2015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탄소배출거래소 개장 첫해 138억원이던 연간 거래대금은 △2016년 906억원 △2017년 3115억원 △2018년 3970억원 △2019년 4974억원 △2020년 6208억원 △2021년 6253억원 △2022년 5714억원으로 증가했다. 유럽, 미국 등지에 10여곳 설립된 탄소배출권거래소는 탄소배출량을 효율적 방식으로 감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탄소배출 감축은 기업 활동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정착되고 있어 탄소감축이 어려울 경우 탄소배출을 상쇄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은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탄소배출권은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발급하며, 각국 정부가 매년 기업의 탄소배출 총량을 정한 뒤 배출권을 할당해주고 배출권이 모자라는 기업은 남는 기업으로부터 구매해 쓰도록 하는 제도다. 남는 탄소배출권은 거래소에서 상품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유럽으로 2005년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처음으로 설치했다. ◆탄소감축에 가장 앞장 선 유럽 탄소 감축 트렌드에 있어 가장 앞선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지난 10월부터 EU 외 지역에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을 대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적용하는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제품 생산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2025년 12월 말 시범운영 기간이 끝나면 인증서 미제출시 탄소배출량 1t당 무려 10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에 따라 EU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탄소 감축을 충분히 못할 경우 탄소배출권을 매수해야만 고액의 벌금을 물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국내외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 15를 공개하며 전체 제품군 생산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미 RE100(기업 활동 전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동참을 공표했고 산림 조성사업에 투자하는 기금을 운용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상쇄하고 탄소 감축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가 유럽보다 10년은 늦게 출발한 데다 아직은 탄소배출권 거래가격도 EU의 10분의 1수준(지난 6월 말 기준 유럽 탄소배출권은 t당 12만1313, 한국 t당 1만2148)인 우리 탄소배출권 시장에도 최근 온실가스 전문기업, 전기차 충전기업, 금융업체 등이 속속 지출해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는 중이다. ◆ 최근 탄소배출권 거래에 뛰어든 우리 프론티어 기업들 먼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전문기업 에코아이가 지난 11월 21일 해당 분야 기업으로는 처음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2005년 설립된 에코아이는 서울 소재 탄소배출권 전문업체로 지난해 601억2100만원 매출에 영업이익 200억3300만원, 당기순이익 155억5900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수복 에코아이 대표는 상장 당시 “앞으로 시장 구조상 탄소배출권 수요증가에 따라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사업 리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휴맥스모빌리티도 자회사 휴맥스브이(EV)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투루차저’를 통해 수집한 충전량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배출권 판매 시장에 진출한다고 지난 11월 23일 발표했다. 전국에 구축된 전기차 충전기 약 1만5000기와 제주도에 조성된 ‘친환경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융복합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에서 확보된 탄소 감축 실적으로 확보된 탄소배출권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연평균 충전량 8만㎿h(메가와트시) 기준으로 예측할 때 2028년까지 총 40만t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 온실가스 통계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12.7t(2020년 기준), 이는 1년에 3만1000여명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에 해당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이언자산운용이 탄소배출권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11월 말 탄소거래 플랫폼 기업 '그리너리', 축분(축산분뇨) 바이오차 생산 기업 '바이오씨앤씨'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를 섭씨 350~700도에서 열분해, 탄화시킨 친환경 탄소 소재다. 비료, 사료 첨가제 등 농축산분야뿐 아니라 활성탄 대체제, 음극재, 3D프린팅 등 산업용으로도 두루 사용된다. 라이언자산운용은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해 이번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기관투자자별 니즈에 맞춰 대출펀드 조성, 지분투자 등 방식을 모두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2023-1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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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유행의 역설…전기차로 줄인 탄소배출량 더 늘렸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본사 앞에 지름 2.5m 크기의 거대한 타이어를 설치하고 자동차 제조사들에 강력한 기후 대응 리더십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팔린 신차의 절반 이상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최근 국내에서 2030세대의 첫차로 가장 선호되는 차량 역시 SUV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신차시장에서 SUV가 대세를 이루며 전기차로 줄인 탄소배출량 이상으로 SUV가 탄소배출량을 끌어올리는 역설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달 29일 SUV의 환경 영향 분석 보고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를 발표하고 내연기관차 판매량의 뚜렷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 SUV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판매량 상위 5개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폭스바겐·현대기아·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를 대상으로 SUV 판매 추이, 도로배출량, 무배출차(ZEV)의 이산화탄소(CO2) 저감 효과 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개 제조사의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2013년 3826만대에서 2022년 3203만 대로 16.3% 감소한 반면 내연기관 SUV 판매량은 2013년 572만대에서 2022년 1318만대로 130.3% 증가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2013년 1272만대였던 SUV 판매량은 2022년 3240만대로 154.7% 급증했다. 점유율로 보면 2013년 15.4%였던 SUV는 10년 만에 2.5배 증가해 4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톱3(토요타·폭스바겐·현대기아)를 차지한 자동차 제조사의 내연기관 SUV 증가율은 10년간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2017년과 2022년 사이에 폭스바겐이 66.1%, 현대기아가 54.6%, 토요타가 50.7%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올 상반기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차 판매 시장에서 SUV 비중은 매년 증가해 SUV 판매량이 2020년 52.3%, 2021년 56.2%, 지난해 60.5%로 꾸준히 늘었다. 그린피스의 이번 보고서는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도로배출량을 살펴보면 5개 제조사 모두 일반 승용차에서 발생한 CO2는 감소, SUV에서 발생한 CO2는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위 3개 제조사는 일반 승용차의 도로배출량 감소보다 SUV로 인해 증가한 도로배출량이 더 많아 전체 도로배출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7년과 비교해 2022년 토요타는 1억9700만t, 폭스바겐은 3억6800만t, 현대기아는 2억1900만t의 CO2를 더 배출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내연기관을 적용한 SUV는 생산 공정부터 운행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일반 승용차보다 더 많은 CO2를 배출한다.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에 비해 약 20% 더 많은 양의 철강을 사용하고 평균 20%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해 더 많은 CO2를 만들어낸다. 그린피스 보고서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판매된 SUV 1대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연평균 약 12% 많은 4.6t의 CO2를 더 발생시킨다며 2022년 토요타·폭스바겐·현대기아의 ZEV로 인해 저감된 도로배출량은 900만t이었으나 같은 해 3개 제조사의 SUV에서 배출된 CO2는 저감량의 33배인 2억9800만t에 달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그린피스 보고서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인 현대기아의 경우 2022년 총 판매량 대비 SUV의 비율은 53%로 5개 제조사 중 가장 높았다. 2017년 대비 2022년 현대기아의 내연기관차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SUV의 증가율이 커 도로배출량은 오히려 늘었다. 2022년에는 ZEV 판매로 CO2가 3200만t이 저감됐지만 SUV에서 9740만t이 배출됐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친환경 행보를 광고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SUV 위주 포트폴리오로 CO2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있는 점을 입증한다”며 “이들이 빠른 탈내연기관과 SUV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3-1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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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 먹는 코끼리의 비극
쓰레기더미에서 먹이 찾는 스리랑카 코끼리들 얼마 전 스리랑카의 한 쓰레기 산에서 쓰레기를 주워 먹는 코끼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TV를 통해 방영돼 충격을 주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폐해는 버려진 어망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해 죽거나 위에 쓰레기가 가득 차 사망에 이른 바다생물 뿐만이 아니었다. 덩치 큰 코끼리들까지 배고픔을 못이기고 플라스틱 빨대며 쓰레기를 먹는 모습은 참담했다. 소상공인의 영업애로 등 때문에 우리나라는 2022년 11월부터 1년간 계도 기간을 갖고 시행에 들어가기로 한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최근 유보했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더미의 유해함이 극단에 이른 스리랑카에서는 얼마 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됐다. 스리랑카 중앙환경청(CEA)은 지난 10월 1일 모든 무역 및 산업 활동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교반기(휘젓는 도구), 컵, 접시, 나이프, 포크, 스푼은 물론 화환 제품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컵’에 음료수 컵은 포함하되 요거트 컵은 포함되지 않는다. 현지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스리랑카인들은 한 달에 4500만개의 요거트 용기를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한다. 스리랑카인들은 매일 1500만개의 플라스틱 점심 식판과 2000만개의 비닐 쇼핑백을 버리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한 2020년 1월 스리랑카 감사원은 매년 약 21만t의 플라스틱과 폴리에틸렌이 버려진다고 보고했다. 스리랑카는 2022년 110만 달러 이상의 플라스틱을 수입했다. 전년 대비 수입이 142% 증가했는데, 이는 그동안 있었던 많은 품목에 대한 수입 제한이 2022년 대부분 해제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3년에도 수입 금지 예상하고 항목은 작년에 많은 양을 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제한이 시행되기 전 스리랑카의 연평균 수입액은 약 200만 달러로, 2018년에는 210만 달러, 2019년에는 190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최대 공급국은 태국과 중국이다. 대(對)한국 수입은 지난해 2021년 대비 371% 이상 증가하며 한국은 해당 제품의 '6대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문제는 한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제품은 지난 10월 1일부터 스리랑카 정부의 수입 제한 품목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스리랑카 콜롬보무역관 측은 “향후 요거트 컵 수입도 제한할 예정이지만 워낙 수요가 많아 당장은 힘들어 보인다”며 “한국 기업이 요거트 컵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데 가격이 결정 요인”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스리랑카는 생산자책임제도(EPR)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 기업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제품으로 스리랑카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11-30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