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령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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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치' 품고 500兆 명품 시장으로…쿠팡, 백화점 넘어설까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하며 500조 명품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파페치는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 영국 등 190개국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 명품 유통 기업이다. 쿠팡은 ‘로켓 럭셔리’ 등을 선보이며 패션과 화장품 매출 확대에 힘써 왔으나 비교적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쿠팡이 전세계 주요 브랜드를 확보하게 되면서 명품 시장 전통 강자인 백화점과의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 쿠팡, 명품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Inc가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홀딩스를 5억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한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건 지난 2020년 싱가포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쿠팡Inc는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털과 파페치의 모든 자산을 인수하는 합자회사 ‘아테나’를 세우고 여기에 5억달러를 대출 계약 형태로 지급한다. 쿠팡Inc가 아테나 지분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보유한다. 파페치는 1400개 럭셔리 브랜드를 190개국에서 파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세계 3대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중고품과 세계 각국의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23억1668만 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쿠팡은 지난 7월 명품 뷰티 제품 전문 서비스인 로켓 럭셔리 등을 선보이고 매출 확대에 힘써 왔으나 비교적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쿠팡이 명품 시장에 빠르게 침투할 것이란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품 구매액은 325달러(약 42만원)로 세계 1위다.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보다 높다. 파페치는 그간 뉴욕, 파리, 밀라노 등에선 ‘90분 배송’, ‘당일 배송’을 해왔지만 한국에서는 최대 5일 배송 기간이 걸렸다. 궁극적으로 쿠팡 로켓배송을 활용하면 국내 배송 속도가 획기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쿠팡의 등장으로 타격을 받을 국내 유통 채널은 백화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뒤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명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2조4869억원), 현대백화점(5조141억원) 등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주요 먹거리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특히 일반 백화점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입점시킬 수 있는 명품 브랜드는 파페치에 모두 입점돼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만 놓고 살펴봐도 롯데·신세계·갤러리아 등 국내 5대 백화점 70여 점포 가운데 이들 3개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킨 곳은 7개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쿠팡이 명품 유통을 본격화할 경우 명품 강자로 통한 백화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파페치 인수가 쿠팡의 아픈 손가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페치는 무리한 기업 확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파산 위기에 놓여있었다. 스트리트 럭셔리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비롯해 팜 엔젤스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기업 뉴가드 그룹을 6억7500만달러에 인수하며 큰 손실을 입었다. 이어 영국 명품 부티크 브라운스와 미국 스타디움 굿즈도 잇달아 인수하며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했다. 이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명품 시장이 빠르게 둔화되며 타격이 컸다. 한때 약 240억달러의 가치로 평가되던 파페치의 시총은 현재 2억2670만달러로 100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파페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억7200만 달러에 그쳤으며, 상반기 기준 파페치 부채는 11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쿠팡에게 부정적이지만 쿠팡이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경우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딘 경기 회복에 따른 글로벌 소비자의 소비여력 둔화를 고려했을 때 파페치 사업이 빠른 시간 내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거나 쿠팡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파페치 인수는 쿠팡한테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쿠팡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상위 사업자가 될 경우 파페치 인수는 쿠팡의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다”며 “파페치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등에서 직접 온라인 명품 판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3-12-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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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슈링크플레이션' 잡는다…과태료 최대 1000만원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직원이 식품류를 정리하고 있다. 앞으로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상품 용량 변경 시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기본법 제12조 2항에 근거한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안’을 내년 1월 16일까지 행정 예고한다. 이번 고시 개정안은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용량 축소(슈링크플레이션) 등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에는 사업자가 상품의 중요사항이 변경된 사실을 알리지 않는 행위를 ‘사업자의 부당행위’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적용 대상 품목은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이다. 구체적으로 견과류, 당면, 부침가루, 스프, 즉석국, 즉석덮밥, 즉석밥, 즉석죽, 컵라면, 컵밥, 탕 등이다.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의 단위가격 표시의무품목,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조사대상품목,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가격조사품목 등을 참고해 선정했다. 고시 적용 대상 제조사는 용량 등 중요사항이 바뀌면 이를 한국소비자원에 통보하고 포장 등에 표시하거나 홈페이지·판매장소에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바뀐 내용을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차 위반에 500만원, 2차 위반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 일부 식품기업들은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제품 중량을 줄이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인 ‘슈링크플레이션’을 행해왔다. 극심한 고물가로 소비자 가격 저항감이 높아지자 업계는 인상 카드 대신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해당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 용량 등 중요사항 변경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돼 합리적인 선택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3-12-27 11: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