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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의 뷰파인더] 대한상의의 챗GPT 활용법…질문에도 '방법' 있다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나 취재 현장에서 보고 들은 시시콜콜한 얘깃거리를 들여다 본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미국 인공지능(AI) 단체 오픈AI의 대화형 서비스 '챗GPT'를 활용해 국내 기업 경영 전망을 분석한 내용이 화제다. 대한상의는 100대 상장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한 신년사 등을 토대로 기회 요인과 위험 요인을 챗GPT에 물었다. 그 결과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사안을 척척 정리했다. ◆챗GPT, 잘 쓰면 전문가 수준 결과물 보여줘 대한상의가 챗GPT에게서 도출한 답이 주목받은 이유는 전문가 수준이어서다. 실제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준)이 과거 연준의 발표문을 GPT에 넣어 금리 정책 기조를 판단하게 한 결과 전문가가 내놓은 분석과 거의 일치했다. 미 플로리다대학은 기업 관련 기사 제목을 GPT에 입력, GPT에게 모의 주식 거래를 시켜 1년간 550%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처럼 챗GPT의 '똑똑한' 지능을 제대로 활용한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기초 자료를 풍부하게 제시한 것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리치몬드 연준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나온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GPT에 제공하고 매파(강경)인지, 비둘기파(온건)인지 성향을 판단하게 했다. 또한 플로리다대학은 2021~2022년 기업 관련 뉴스 헤드라인 6만7000건을 통해 매일 주가 수익성을 예측하게 했다. 답을 도출하기까지 과정, 즉 질문도 결과물의 질을 결정했다. 대한상의는 GPT-4 엔진 기반 챗GPT를 분석 도구로 사용했는데 시총 100대 기업의 임직원 대상 메시지, 신년사, 시무식 인사말 등을 재료로 썼다. 그리고 크게 1·2차에 걸쳐 분석을 진행했다. 대한상의가 공개한 예시문을 살펴보면 요청 내용을 담은 구문이 상당히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었다. 마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짜는 것과 비슷했다. 대한상의는 먼저 작업(Task)의 종류를 정의했다. 그리고 1차 요청 사항으로 대상 기업의 기회·위험 요인을 3가지씩 뽑고 그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했다. 2차로는 해당 기업이 전망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추출하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대한상의는 '2024년 전망이 2023년보다 좋지 않다', 또는 '좋다', '알 수 없다' 등 3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이 중 하나를 답으로 요청했다. 그러자 챗GPT는 기회·위험 요인을 각각 3가지씩 내놨다. 기회 요인은 △디지털 전환과 AI의 적시 도입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 강화 △글로벌 시장 확장이었다. 위험 요인은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물가·고환율·고유가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 지체였다. 이와 함께 기업의 경기 전망을 수치화해 보여줬다. 챗GPT는 반도체, 이차전지, 조선, 금융, 제약·바이오, 화학, 자동차 업종에 대한 분석 결과도 내놨다. 한 예로 이차전지와 관련해 '전기차의 캐즘(Chasm·시장이 초기 형성 시기를 마치고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기 전 일시 정체 또는 후퇴하는 현상)'을 위험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대한상의는 분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 기업별로 10회씩 문답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맛집 찾기' 실패 않으려면…AI의 사고방식 잘 알아야 대한상의의 이번 실험은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를 분석 도구로 유용하게 쓰려면 질문자가 AI의 사고방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맛집 알려줘'보다는 '점심 메뉴를 추천해줘, 그런데 서울시청 반경 300m 안에 있는 한국 음식점 중 ○○앱에서 평점이 5점 만점에 4점 이상인 곳을 찾아줘'라고 요청해야 맛있는 점심을 먹을 확률을 높인다는 얘기다. 실제 대한상의에서도 이번 분석을 진행할 때 챗GPT 활용에 능숙한,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직원'이 질문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해당 직원은 재학 중 챗GPT를 자주 이용했다고 한다.
2024-03-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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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CEO가 AI 모범 보여라" 특명
롯데그룹이 인공지능(AI)을 모든 계열사 업무와 사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최근 강조한 'AI를 통한 혁신'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전날(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24 롯데 최고경영자(CEO) AI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AI 콘퍼런스는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커머스(상거래),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한 자리다. AI+X는 AI를 모든 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AI 콘퍼런스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지주 실장, 전 계열사 CEO와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110여명이 참석했다. 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한 셈이다. 롯데는 "AI의 활용 범위를 각 핵심 사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CEO가 먼저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AI 콘퍼런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AI 콘퍼런스는 그룹 미래전략연구소의 'AI 시대 비즈니스 전략과 CEO의 역할' 발표로 막을 올렸다. 이어 국내 전문가들이 AI 등장 이후 비즈니스 변화 추세, 그리고 모델 전환을 위한 기업의 필수 요건을 성공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올해 들어 새롭게 발족한 'AI 태스크포스(TF)'도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AI TF는 롯데그룹의 AI 전략과 운영 방향을 발표하는 한편 롯데건설과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별 AI 도입 사례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로드맵, 핵심 과제도 제시했다. 마지막 순서로는 롯데정보통신이 롯데 AI 플랫폼 '아이멤버'에 적용된 AI 기술과 전략을 공개했다. 행사장에는 AI 관련 스타트업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 칼리버스를 포함해 스페이스비전AI, 에스투더블유, 몬드리안AI 등 총 9개사가 참여해 기술과 서비스를 시연했다. 롯데는 이번 AI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전 직원의 AI 역량을 강화할 온·오프라인 세미나와 포럼을 지속해서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AI는 모든 산업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며 "각 계열사 CEO에게 AI DNA를 심어 AI+X 시대를 관철하는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2024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당부했다.
2024-03-08 16: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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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후원하는 하버드-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 내한
한화그룹이 후원하는 하버드-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HRO) 내한 공연이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과 전북 전주시, 경남 통영시에서 열린다. 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HRO는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4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연주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16일 통영국제음악제로 잘 알려진 음악도시 통영에서 피날레 무대가 열린다. HRO는 1808년에 창단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향악단이다. 다양한 전공을 하는 하버드대 학부생 단원으로 구성됐으며 1842년 창단한 미국 최초의 프로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보다도 30년가량 앞서 활동을 시작했다. 해외 연주는 1962년 멕시코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어 이탈리아, 브라질, 한국, 캐나다, 필리핀, 쿠바,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를 돌며 하모니를 선보였다. 특히 하버드대 출신이자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 마, 전설적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이곳 단원이었다. 이외에도 다니엘 바렌보임, 로버트 레빈 등 세계적 음악가들과 협연하며 실력 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마지막 무대인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음악감독 페데리코 코르테제의 지휘로 사리아호의 '겨울 하늘',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등이 연주될 예정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예술의전당과 함께하는 교향악 축제, 한화클래식 등 수십년 동안 문화 예술 후원 사업을 해오고 있다.
2024-03-07 15: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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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적재적소 투자로 '1등 조선그룹' 입지 굳힌다
HD현대그룹은 이르면 다음달 말 발표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집단 순위에서 위상 변화가 기대되는 곳 중 하나다. 조선과 정유를 커다란 축으로 건설기계, 로봇, 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인수가액이 조 단위인 '빅딜'은 없었지만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는 정유 부문을 빼면 경영 환경도 나쁘지 않다. 주력 사업인 조선은 2022년부터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전력기기와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하는 HD현대일렉트릭은 세계적인 전력망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공행진 중이다. 두산그룹으로부터 2021년 인수한 HD현대인프라코어를 비롯해 건설기계 부문도 해외에서 새롭게 판로를 개척하면서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내실 강화와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10대 그룹 가운데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편은 아니지만 '필요한 곳에 무리하지 않고 투자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명실상부 '국내 1등 조선그룹'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엔진부터 탱크까지…조선업 기본에 충실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는 단연 조선이다. 수익성이 높은 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지속하는 한편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STX중공업을 전격 인수하며 선박 엔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적극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14척을 따내는 '랠리'를 펼쳤다. 선종을 보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PC) 등 마진이 큰 선박이 많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 중에는 탄소 배출이 적거나 거의 없는 LNG·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도 다수 포함됐다. 핵심은 탱크와 엔진 기술이다. 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국 조선사에 맞서 국내 업체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이것이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소와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수송하려면 기체를 액화해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초고압·극저온을 견디는 탱크가 필수다. 또한 암모니아나 메탄올을 선박의 동력원으로 쓰는 것은 그 자체로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선사에 인도했다. 그해 10월에는 중형급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과 대용량 연료전지를 활용해 VLCC에 쓰이는 30메가와트(㎿·약 4만 마력)급 전기추진시스템을 개발했다. 조선업은 2010년대 중반에만 해도 사양산업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HD현대는 선박 운항 자동화와 친환경선 도입 추세에 맞춰 건조(建造) 이외에 선박 부품과 운영 관리 같은 서비스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조430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안정적 지배구조 속 존재감 키우는 에너지 사업 또 다른 먹거리는 전력망, 전력기기 등 에너지 인프라다. 에너지 안보 중요성 증대에 따른 전력망 확충, 중동 국가 신도시 개발 같은 호재가 당분간 이어지며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7028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을 거두며 2017년 독립법인 출범 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HD현대일렉트릭은 1173억원을 들여 충북 청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에 8만5420㎡(약 2만5000평) 규모 중저압 차단기 공장을 짓는다. 이는 HD현대가 국내에서는 오랜만에 추진하는 신공장 건설이다. 중저압 차단기는 발전소에서 보낸 전력을 수요지로 배분·공급하는 배전기기 부품이다. HD현대가 짜임새 있게 투자하고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 둔 영향이 크다. HD현대는 각 사업 부문별로 중간지주사를 만들고 여러 사업회사를 그 아래에 배치했다. 향후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글로벌서비스 등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정기선 부회장의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2024-03-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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