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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배터리·드론까지···미래 '알짜 먹거리' 독식하는 중국
[이코노믹데일리]미래 '알짜 먹거리'로 불리는 태양광, 배터리, 드론 산업은 사실상 중국이 장악한 상태다. 중국이 과거 추격자의 자리에서 선도하는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시장 진단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18일 "공산당 일당 체제인 중국은 각종 지원책과 보조금으로 미래 산업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중국과 경쟁하려면 더 높은 차원의 기술 경쟁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의 경우 중국산 제품이 가격은 물론 성능까지 훌륭해 다른 나라 경쟁 업체들을 앞선 상태다. 지난 9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표한 '2023년 주요 상품·서비스 세계 점유율 조사'를 보면 중국은 지난해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59.3%를 달성해 1위에 올랐다. 2018년 25.8%이던 점유율이 5년 만에 33.5%p 상승한 것이다. 배터리 역시 중국의 위상이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코리아는 지난 3월 '중국 배터리 기업 경쟁력 평가'를 통해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 합계 점유율이 62.0%라고 추정했다. 2위인 한국(26%)의 2.3배나 되는 규모다. 특히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 점유율은 36.8%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합계 점유율(23.1%)보다 높았다. 중국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합(CABIA)은 지난달 전기 자동차 부문에서 59.2기가와트시(GWh) 배터리가 중국에서 생산됐다고 전했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 8.6% 증가한 것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51% 급증한 수치다. 독일의 IT전문 매체인 일렉트리브닷컴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두 개의 뛰어난 상위 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여기서 두 상위 업체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CATL과 BYD(비야디)다. 지난달 미국의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발간한 '배터리 경쟁의 승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선 중국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량 생산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단언했다. 승리 요인으로는 '광산-소재 가공-제조'로 이어지는 배터리 가치사슬 확보를 꼽았다. 배터리 소재를 캐내는 광산을 보유한 데다 이를 가공해 셀이나 팩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80% 이상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한국은 틈새 시장을 파고들며 자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경쟁력면에서 훨씬 뒤처져 있다는 뼈아픈 진단도 내놨다. 드론 시장도 중국산에 점령 당한 상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세계 드론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70% 이상일 거라 봤다. 특히 민간용 드론 시장은 중국 최대 드론 제조사인 DJI가 약 75%를 점유한 걸로 알려졌다. 중국이 전 세계 드론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중국의 태양광, 배터리, 드론이 생산성과 기술력을 끌어올리게 된 배경엔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있었다. 카네기재단도 중국 정부의 끈질긴 투자를 중국의 배터리 산업 성장 이유로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기 어려울 거라는 판단에 따라 2001년 전기자동차(EV)와 배터리를 전략적 우선순위 산업으로 선정했다. 이후 세금 감면, 저렴한 가격의 토지 공급 등의 방식으로 지원했다. 보고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배터리와 EV 부문에 총 2300억 달러(약 322조원)를 지원했다는 추정값도 제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에 공을 들인 덕분에 중국의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10년간 아프리카에서 나오는 리튬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태양광이나 드론도 다르지 않았다. 중국은 2020년 가정용 태양광에 대해 킬로와트시(㎾h)당 0.08위안(16원)의 보조금을 줬는데, 같은 해 중국 내 가정용 태양광 설치 규모는 10.1기가와트(GW)에 달했다. 10GW는 원자로 10개 분량의 발전 규모다. 드론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책을 쏟고 있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이들 기업은 자가 발전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CATL 창업자인 로빈 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CATL이 배터리를 넘어 전력망·EV 플랫폼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독식하며 타국 산업까지 위협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최대 태양광 제조기업인 한화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충북 음성군의 음성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국내 태양광 사업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드론의 경우 군사적 효용성이 높아 안보 우려까지 키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선 수십만원짜리 드론이 수백억원짜리 군사 장비를 무력화시켜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는데, 이 전쟁에 사용된 드론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 제품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사용 드론을 국내 업체가 납품하기 위해선 해외 부품 비율이 일정 이상을 넘으면 안되는데, 국내 업체들 사이에선 해당 기준을 맞추는 게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우려했다.
2024-11-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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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함정기술연구소' 출범…113조 규모 글로벌 함정 시장 공략
[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는 경기 판교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R&D)센터에서 ‘함정기술연구소' 개소식을 가졌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 장광필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함정기술연구소는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함정기술센터를 확대 개편한 조직으로, HD한국조선해양 내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조직으로 운영된다. 미래기술연구원은 HD현대의 R&D를 총괄하며, 미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 그룹 내 주요 사업 분야에 필요한 응용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출범으로 HD현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함정 시장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융합 체계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래기술연구원이 보유한 전동화, 디지털, 인공지능(AI) 기술의 신속한 접목이 가능해지면서 미래 함정 원천기술 선점에서도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래기술연구원은 전기 추진 함정의 핵심인 드라이브(선박 추진용 전력변환장치)를 독자 개발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실증에 성공한 상선용 AI 솔루션의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HD현대는 함정기술연구소를 통해 함정 전동화, 무인 함정 개발, 수출 함정 경쟁력 강화 등 3대 함정 사업 핵심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군의 차세대 함정 개발과 수출용 함정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함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영국의 군사 전문지 제인스디펜스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신규 발주가 예상되는 함정 수는 약 1100척으로 113조원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함정을 중심으로 특수선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함정기술연구소를 세계 최고 함정 기술의 요람으로 만들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태자”고 말했다.
2024-07-17 16: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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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필리조선소 품은 한화 vs'대마불사' HD현대…해외 방산 MRO 시장 '포석'
[이코노믹데일리] <편집자주> 인더스토리는 현장을 뛰는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뒷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생생한 후기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한화그룹이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라이벌 HD현대를 제치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조선업계의 ‘대마불사’라 불리는 HD현대가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란 평가도 우세합니다. HD현대가 해외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해 깔아 놓은 ‘포석’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조선업'이란 바둑판에 뛰어들었습니다. 판세는 애초에 기울어 있었는데요. HD현대가 수많은 돌로 거대한 집을 만들어 놓은 판에 한화오션이 들어간 형국이었습니다. 단적으로 HD현대가 보유한 도크만 21기입니다. 반면 한화오션은 5기뿐입니다. 그렇다면 한화그룹은 이길 수도 없는 판에 뛰어든 걸까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한화오션은 상선 분야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힘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잠수함, 구축함 등 특수선 분야로 가면 형세가 달라집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계에서 원조 방산 강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요. 지난해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방위사업청의 1조원대 함정을 따낸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바둑에 ‘사소취대(捨小就大)’란 말이 있습니다. 작은 것은 탐하지 말고 버리며 큰 것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한화오션에 적용하자면 ‘(작은) 상선을 탐하지 않고 (큰) 방산을 취한다’가 되겠습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기업을 목적으로 한화오션을 인수했을 것이란 추측이 처음부터 나왔습니다. 참고로 현재 육지와 우주 방산 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선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한화오션의 지금까지 행보만 보면 방산에 더욱 집중하는 형국입니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로 조달한 약 1조5000억원 일부를 해외 조선소 인수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최근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할 때 이 자금을 사용했습니다. 남은 돈으로는 호주 오스탈 조선소 인수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오션의 공격적인 투자, 왜 이러는 걸까요.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서 해외 함정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함정 수출 시장 규모도 규모지만, 그 후 이뤄지는 함정 MRO(유지·보수·정비)를 통해 벌 수 있는 수익은 그 이상입니다. 상선을 넘어 방산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이 20조원 규모의 미 함정 MRO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입니다. 정리하자면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함으로써 미국 시장에 선수를 놓은 것인데, HD현대는 선수를 놓쳤을 뿐 가만히 있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도 필리 조선소를 인수 후보군에 올렸는데 이번에 한화가 먼저 인수한 것”이라며 “HD현대는 미국의 다른 조선소를 물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함정 MRO 시장은 해외 방산 수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 방산 시장 규모도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영국 군사정보업체 제인스는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가 2030년 100억 달러(약 13조31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HD현대가 그간 깔아 놓은 포석과 큰 그림이 보일 겁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페루, 뉴질랜드 등 전 세계 각지에 함정을 수출했는데요, 최근에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 뿐 아니라 새로운 해외 거점을 마련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HD현대 관계자는 “최근 K-방산이 주목받으면서 MRO 수요도 늘고 있어 해외 거점 마련이 필요해 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승부는 이제부터' 입니다. 물론 전략은 다릅니다. 한화오션은 ‘속도전’, HD현대는 ‘장기전’을 택했습니다. 바둑 격언에 “한 수 놓고 살지 마라”는 말이 있는데, 흔히 하는 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의미입니다.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해외 방산 시장을 선도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첫 수 갖고 이러쿵저러쿵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2024-07-02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