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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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이사들이 뽑는 새 CEO…KT 지배구조 개편의 '불편한 아이러니'
[이코노믹데일리]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 레이스에 돌입한 KT가 이사회 재편 작업에도 동시에 착수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에 대한 후임 물색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KT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CEO와 이사회 절반이 동시에 교체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하지만 정작 차기 CEO를 선출하는 주체가 곧 교체될, 혹은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던 현 이사회라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정당성'을 둘러싼 잡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T는 19일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를 내고 오는 26일까지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추천 자격은 19일 기준 KT 주식을 1주 이상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주어진다. 모집 분야는 미래기술, ESG, 회계, 경영 등 4개 분야다. 이번 공고는 현재 재임 중인 사외이사 8명 중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사회 의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등 4명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다. 나머지 4명(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은 이미 지난 3월 재선임되어 2028년까지 임기를 확보한 상태다. KT는 공고를 통해 "주주 여러분께서는 KT의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추천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특정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위해 공정하게 직무를 행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 '떠날 이사'가 '새 선장' 뽑는 모순…정당성 확보 가능한가 문제는 시점과 주체다. 현재 KT는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로 차기 CEO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6일 마감된 공모에는 사내외 인사 총 33명이 지원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 33명의 후보군을 심사하고 최종 1인을 낙점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현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후보추천위원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쥐고 있다. 여기서 구조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CEO 선임의 키를 쥐고 있는 사외이사 중 절반인 4명이 내년 3월이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실상 '시한부' 신분이기 때문이다. 곧 교체될 이사들이 향후 3년 이상 KT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현 이사회의 구성 자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여전하다. 현재 사외이사 8명 중 7명은 지난 2023년 이른바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전임 이사회가 붕괴된 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인사들이다. 당시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으로 꾸려졌지만 실제로는 여권 성향 인사나 관료 출신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됐던 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 이사 등 4명이 별다른 경쟁 없이 사실상 형식적인 공모 절차만 거쳐 재선임된 '셀프 연임' 논란은 이사회의 독립성에 큰 생채기를 냈다. 이번에 교체되는 4명의 자리에 또다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거나 혹은 현 이사회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CEO로 앉혀 '방탄 경영'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시장에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유다. ◆ 33대 1의 경쟁,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의 그림자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KT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KT는 주주 추천과 외부 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린 뒤 인선자문단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차기 CEO 선임 역시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3명의 CEO 지원자 중에는 내부 출신인 이현석 부사장을 비롯해 박윤영 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 '올드보이'와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혼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사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KT가 '외풍'에 다시 흔들릴지 아니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을 찾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 이사회는 이번 사외이사 및 CEO 선임 과정을 통해 자신들을 향한 '정당성 시비'를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떠나는 이사들이 마지막으로 행사하는 권한이 KT의 미래를 위한 '백년대계'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알박기'가 될지 주주와 시장의 눈이 매섭게 쏠리고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는 KT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지배구조 투명성을 검증하는 가장 혹독한 심판대가 될 전망이다.
2025-11-19 1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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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IBK맨' 서정학, 대항마 없는 유력 기업은행장 후보로 부상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모두 내부 인사로 확정되면서 남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차기 행장 인선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1월에 끝나는 만큼 이미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가 대항마 없는 유력 후보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책은행 두 곳의 수장이 내부 인사로 선임됐다. 지난 9월 임명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에 이어 수출입은행도 지난 5일 새 행장으로 황기연 전 상임이사를 임명하면서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 설립 이후 첫 내부 인사 발탁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90년 산은에 입행해 약 30년간 재직하며 기아그룹·대우중공업·대우자동차 태스크포스(TF)팀, 법무실장, 준법감시인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역시 1990년 수은에 입행한 후 서비스산업금융부장, 인사부장, 기획부장과 남북협력본부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이런 기조에 맞춰 내년 1월 2일 임기가 끝나는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후임 인사 역시 내부 출신으로 발탁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근래 기업은행이 지속적으로 내부 인물을 수장으로 선임해 온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기획재정부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거친 26대 윤종원 전 행장을 제외하면 23대 조준희 전 행장부터 권선주(24대)·김도진(25대) 전 행장, 현 김성태(27대) 행장까지 모두 내부 출신이다. 현재 기업은행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내부에선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와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 외부 인사로는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서정학 대표를 차기 행장 유력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국내외 지점장부터 IT그룹장(부행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 CIB그룹장(부행장)을 거치며 주로 은행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1년엔 IBK저축은행 대표를 지낸 후 2023년부터는 IBK투자증권 대표를 맡으면서 영업·기획·투자부문을 두루 거친 '정통 IBK맨'으로 평가받는다. IBK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한 첫 분기부터 호실적을 내며 순항한 서 대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재구축 등 과감한 디지털 혁신과 함께 기업은행의 영업 네트워크와 연계해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정부가 중소기업 자금 지원과 혁신금융 확대를 국책은행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서 대표의 실무 경험과 조직 이해도가 인선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안정 속 변화'가 이번 경영 승계의 핵심 키워드로 꼽히는 이유로, 최근 국책은행 인선 기조인 내부 중심 인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관료 출신 중심 인사에서 벗어나 정책 실행력·연속성·현장 이해도 강화와 함께 낙하산 인사 비판, 내부통제 리스크 대응, 노조의 내부 인사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책은행장 인선이 내부 출신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과거처럼 외부 관료를 내려보내는 방식보다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정책 실행력과 안정성 면에서 더 적합하다는 인식이 강화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과 내부통제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현장 이해도가 높은 내부 승진 인사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고 있다"며 "내부 여론의 영향으로 단순 관료형 리더십보다는 일선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 경영형 인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19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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