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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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난해 하반기 '제약용 하드캡슐' 상계관세 조사 개시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 '제약용 하드캡슐'에 대해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 상계관세(초국경보조금)조사를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3월 초국경보조금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도록 상계관세 법률을 정비한 이후 같은 해 11월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지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 여부 조사를 개시했다. 미국의 초국경보조금 규제는 외국 정부가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미국 내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도입됐다. 상무부는 조사 대상 기업의 소재국(수출국)이 아닌 제3국으로의 보조금도 수출국의 보조금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산 에폭시 수지에 대한 초국경보조금 조사를 추가로 시작했다. 에폭시 수지는 △반도체 △자동차 △항공 △의료 산업 등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미국은 한국 기업이 에폭시 수지의 주원재료를 중국 국유기업 및 중국 당국의 위탁·지시를 받는 기업으로부터 적정 가격보다 싼 값에 조달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작년말 기준 미국의 대한(對韓) 수입 규제는 조사 중인 사안을 포함해 총 53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반덤핑 37건, 상계관세 12건, 세이프가드 2건, 우회수출 2건 등이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이 3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플라스틱, 고무·섬유, 의류·화학이 각각 4건, 전기전자 3건, 기타 2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 2기는 출범 직후부터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국가별 상호관세 등을 쏟아내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시작했다. 향후 반덤핑·상계관세, 초국경보조금 규제 등 기존의 통상·수입 규제 집행을 더욱 조이는 것은 물론 전 세계 각국과 연계된 외교·안보, 이민, 환율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 무기화’ 정책을 더욱 빠르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 등 비관세 요인까지 상호관세 부과 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만큼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국가를 중심으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5-02-17 09: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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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역대급 황금알"…CJ제일제당, 작년 영업익 전년比 26%↑
[이코노믹데일리] CJ제일제당이 지난해 해외 식품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자랑하며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매출은 17조8710억원으로 0.1% 줄었다. 4분기 개별 영업이익은 전년비 39.2% 증가한 219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 증가한 4조4750억원을 달성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식품사업은 11조3530억원(+0.8%)의 매출과 6201억원(-5.3%)의 영업이익을 냈다. 내수 소비 침체와 원가 부담을 겪고 있는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5조7716억원으로 1.8% 감소했지만, 햇반 등 주요 가공식품의 견조한 성장과 온라인 채널 매출 확대가 사업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이와 함께 ‘고메 소바바 치킨’, ‘통새우만두’에 이은 ‘통오징어만두’ 등 차별화된 신제품으로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 5조5814억원(+3.6%)을 기록하며 식품 매출 중 49.2%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주력한 ‘K-푸드 신영토 확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북미, 유럽, 호주 등 주요 권역에서 성장을 이어갔고, 글로벌 전략 제품인 김치(+38%), 냉동밥(+22%), 만두(+18%)의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북미는 4조71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북미 시장 점유율 1위인 비비고 만두는 2위 브랜드와 3배 이상 차이 나는 선두를 유지했으며, 슈완스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Red Baron)’ 또한 1등 지위를 지켰다. 유럽은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프랑스, 스페인 등 신규 국가로의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유럽 대형 유통채널에서 판매 제품을 확대한 점이 주효했다. 바이오 사업은 매출 4조2095억원(+1.8%), 3376억원(+34.3%)의 영업이익을 냈다. 트립토판 등 고수익 제품의 판매 확대와 스페셜티 품목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알지닌, 발린, 이소류신, 히스티딘 등 고부가가치 품목인 스페셜티 제품의 매출 비중은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21%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조미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이스트엔리치’가 글로벌 대체육·조미소재 제조사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스페셜티 품목 성장을 견인했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피드앤케어는 2조3085억원의 매출과 7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축산 판가 상승 영향과 생산성 개선 등 제조원가 안정화 노력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향후 소바바치킨에 이어 통새우만두 등 국내 ‘메가 히트 상품’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에 위치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과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유럽의 헝가리 공장을 통해 K-푸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사업부문은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판매를 지속 확대한다. 특히 수년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떨어졌던 라이신 가격이 EU 반덤핑 관세 부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급반등하는 추세인 만큼 시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10 18: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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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관세 장벽…트럼프,"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군사용에도 관세 부과"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진행 중인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해외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관세 장벽을 높임으로써 자국 산업 보호와 세수 증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외국 생산자는 이 나라의 성장이나 발전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며 해외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경우 감세 혜택을 받을 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부과 대상 산업으로 의약품, 반도체, 철강을 꼽은 뒤 "내가 (집권 1기 때) 대규모 철강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미국에는 철강 공장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세탁기, 건조기 등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오하이오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오하이오에서) 공장을 폐쇄하려 했다. 한국이 세탁기 등을 덤핑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50%의 관세를 부과했고, 75%, 100%까지 올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군사용으로 필요한 물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옮기기 위해 희토류 광물을 환경친화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28 11: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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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산업 기상도… 반도체 '맑음', 자동차·철강 '흐림'
[이코노믹데일리] 2025년 산업 예상 전망 결과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기계 업종은 ‘대체로 맑음’, 자동차‧이차전지‧섬유패션‧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1일 '2025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공개하며 새해 산업기상도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와 트럼프 2기 정책의 유불리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먼저 반도체산업은 데이터센터, 서버 등 AI산업 인프라 지속투자, AI기기 시장출시로 인해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의 대중수출 규제 압박 및 관세 인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급격한 시황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수출은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며 전년대비 41% 증가한 1390억 달러(약 199조341억원) 내외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소폭(-2.9%) 감소한 13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는 주요국들의 반도체 지원책에 힘입어 올해 대비 7.9% 증가한 1872억 달러로 전망된다"며 "한국도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스마트폰 AI기능 적용 본격화에 따른 교체수요,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정보기술(IT)·TV 출하량 증가로 인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특히 내년 출시될 애플 아이폰17 전 모델에 저전력 디스플레이(LTPO) 패널이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이전 모델에서 애플에 디스플레이 공급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이에 따라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4% 가량 증가한 194억8000달러로 예상된다"며 "다만 트럼프발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국내 패널기업 고객사(애플 등)의 중국 내 점유율 감소 우려는 큰 하방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조선업은 트럼프의 화석연료 부흥책에 따라 에너지 운반선인 탱커,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건조·수리·선박수출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기대감을 호재요인으로 꼽았다. 내년 선박류 수출액은 올해 대비 9.1% 증가한 267억6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하방요인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대응 약화로 인한 친환경선박 교체 수요 감소 가능성과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국제교역 감소 우려 등을 꼽았다. 자동차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위험요인으로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 중국 자동차 산업 팽창을 꼽았다. 이에 따라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3.1% 감소한 270만대로 예상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5% 관세 철폐, 하이브리드카의 수출 증가세 등 호재요인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대미흑자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의 추가관세 도입 가능성과 코로나 이후 대기수요 소진으로 인한 주요국의 재고량 증가,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현지화 비중 증가 등 불확실성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철강산업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 및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 우려와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부진, 중국의 공급과잉에 따른 원가 이하 수출공세 등으로 인해 '흐림'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관세 부과 대신 수입쿼터제(물량할당제)를 도입했다. 직전 3년(2015~2017년)의 연평균 대미 철강수출량의 70%를 수출물량으로 정했는데, 이 비율을 축소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조규언 철강협회 계장은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철강기업들의 신시장 창출 등 수출확대 노력으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배터리는 중국에서 과잉생산된 저가 제품이 유럽 등 주요시장에 판매됨으로 인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가장 큰 하방리스크로 꼽았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중국 제외)은 2021년 18.2%에서 올 상반기 38%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요국들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요 급증에 따른 수주확대, 대중 고율 관세부과에 따른 반사이익은 긍정적 요인으로 전망된다. 김승태 한국배터리협회 정책지원실장은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 우려, 전기차 의무화 정책 후퇴 등 위기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또한 미국의 탈중국 디커플링 기조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인한 유럽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확대 등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산업은 누적된 신증설 물량과 구조적 공급 과잉으로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시황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부터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 증가율은 수요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협상 타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미국의 석유생산 및 수출 확대로 인해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면 에틸렌 생산비용이 감소해 생산원가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섬유패션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고관세 부과가 국내와 동남아 등지에서 중국산 덤핑 물량 증가를 부추기진 않을지 우려했다. 이에 따라 첨단소재 아라미드 등 국내 증산 및 해외 판매 증가, 한류 확산에 따른 K-패션 수요 증가에도 내년도 수출은 올해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업 부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올해 10월까지 누계기준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한 약보합 수준"이라며 '흐림'으로 전망했다. 공공수주는 토목 공사를 중심으로 9.9% 증가했지만, 더 큰 수주시장인 민간부문에서 3.6% 감소한 영향이 컸다. 내년도 건설수주 전망은 공공수주 부문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와 건전재정 기조로 올해 대비 1.7% 하락하겠으나, 민간수주는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4.1% 증가해 전체 건설수주 실적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협회는 전년도 기저효과가 크고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큰 불확실성이라고 진단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한층 격화될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의 저가공세에 더해 국내 정치혼란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이 업종 전반의 성장세 하락을 부추기지 않을까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의 실리적 외교 노력은 물론,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시급한 경제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12-11 15: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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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2.0' 시대, 한국기업은 득일까 실일까
[이코노믹데일리]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당선을 확정하면서 '트럼프노믹스 2.0'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계획을 추진해 온 한국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트럼프행정부 1기 때 보여준 트럼프노믹스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재편될 경우 우리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거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꾸준히 강조해온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우리 기업의 기여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견제 정책 강화 등을 통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노믹스 2.0으로 따져보는 득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곧바로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미국 대선 이후 예상되는 통상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고율 관세 부과와 상호관세 부분을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모든 국가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들이 미국에 수출할 경우 추가 관세 부담이 발생할 거라는 얘기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때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함께 한국을 주요 무역적자국으로 꼽아 온 전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자동차 등 한국의 수출 품목을 상대로 무역적자 축소를 요구하는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재편 가능성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 협정인 USMCA는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트럼프 1기 때 인 2018년 체결됐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USMCA를 강화하게 될 경우 멕시코에 생산 기반을 둔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강화된 규정 준수를 위해 공급망을 조정하거나 생산비용 증가를 감수할 수도 있다. 무역협회는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당 조치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특히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 바이든행정부의 업적 축소를 도모할 수도 있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함께 관세와 규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게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인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녹색 사기'로 전락할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바이든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꾸준히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선 지난 8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액 공제와 세제 혜택은 일반적으로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 부각된 건 IRA 폐기 가능성이다. IRA는 친환경적 투자나 전기차 등에 대해 보조금을 제공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는 법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녹색 사기'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IRA 폐지 가능성은 높다. 법안 폐지를 위해선 연방의회 상·하원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와 함께 상·하원까지 싹쓸이하며 2016년 이후 8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어서다. 일단 전기차 시장과 연관성이 높은 배터리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IRA를 염두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3사의 올해 시설 투자금 합계는 25조원에 이르는데, 이중 상당수가 미국 내 투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냥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다소 축소될 순 있지만, 중국 전기차나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우리나라 기업들 입장에선 역으로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IRA 수혜를 받고 있는 태양광 업계 역시 트럼프 당선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동안 에너지 정책으로 태양광의 대책점에 있는 화석연료를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 왔다. 지난 22일 펜실베니아주 유세에서도 "취임 첫날 (석유를) 시추할 것"이라며 에너지 산업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가 재생에너지에 호의적이진 않기 때문에 미국 내 태양광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라며 "화두가 된 IRA의 경우에도 당장 없애긴 어렵겠지만, 재생에너지에 인센티브를 주는 투자세액공제(ITC)가 줄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순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에 우호적일 것 같은 정유업계에서도 장단점을 따져보고 있다. 단기적으론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정제마진이 낮아져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도입 가격을 뺀 차익을 말한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석유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유가 하락 요인이 생길 것 같다"며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 입장에선 설비 운전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조 실장은 이어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트럼프 후보가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할 걸로 보이고 이에 따라 세계 무역량이 줄기 때문에, 결국 세계 경기나 석유 수요 측면에선 악영향이 될 수 있다"며 "석유 수요와 정제마진이 함께 개선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면 정유업계 입장에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을 확장하는 자동차 업계도 계산이 복잡해 졌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9' 생산을 시작했다. 또 미국 남부지역 앨리배마 공장에서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HMGMA를 통해 전기차 모델을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만드는 EV9은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함께 혜택 여부는 불확실해졌다. 이미 현대차는 대안 마련에도 나선 상황이다. 기존 전기차 생산 공장이던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 계획을 밝힌 점이 대표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재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 이에 맞춰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는 전략은 아주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있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번에 모든 정책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면서 조금씩 혜택을 줄여나갈 수 있지만 지지층·노동자의 반발을 생각하면 정책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한국 완성차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진다면 오히려 동등하게 해외 기업들과 겨룰 수 있는 위치를 얻게 된다"며 "현재 현대차 등 기업들이 현지에 짓고 있는 공장도 트럼프가 관세 장벽을 세울 경우 현지 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책전략실 윤자영 책임연구원도 "실질적으로 IRA 수혜를 입는 지역들이 트럼프 지지세가 우세한 지역들이 많다"며 "법률인 IRA를 폐지하려면 상하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획기적으로 바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IRA의 세부적인 조항들은 대통령 권한으로 바꿀 수 있어 미국에 이미 투자를 결정한 기업에겐 전기차 보조금 축소 같은 간접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철강 산업 견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하겠다며 철강 232조로 불리는 무역확장법을 통해 일부 국가의 철강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철강이 타깃이었지만, 한국도 관세 부과 대신 물량할당제도(절대쿼터제) 적용을 받게 됐다.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수혜를 볼 기업도 있다. 정책 공약집 '어젠다47'에서 미국 전역에 10개 자유 도시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윤자영 책임연구원은 "공약의 하나로 신규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전력망 프로젝트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미국에 있는 전선·발전 분야들의 제품 교체 주기가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라질 수 없는 칩스 반도체업계는 고관세와 '칩스법' 개정 가능성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479억 달러(약 66조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은 69억 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온라인 방송)에서 칩스법을 두고 "수십, 수백억 달러의 보조금을 줄 필요 없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외국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기형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고관세에 대해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상황에서 관세를 올리면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겠지만, 지금은 미국이 우리나라 반도체를 사야만 하는 입장이라 관세를 올려서 얻게 되는 이익은 사실상 없다"며 "관세를 올려 수입 가격이 올라가면 결국 자국 기업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런 손해 보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기존 제조기반이 구축돼 있어도, 속도적인 측면에서 반도체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강화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변화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고 확대하는 것이 미국에 고용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미국이 국내 기업들에 제공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크게 삭감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당장 반도체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파악해 향후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고대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축하와 환영 그리고 우려 경제 단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제히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경제의 지속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길 기대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굳건한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긴밀한 통상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금까지 굳건하게 유지돼 온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되길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한미 양국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투자로 경제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기업이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국의 고용창출과 산업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노력은 앞으로도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협력 관계가 지속 발전돼 양국 간 더 큰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토대 아래 경제협력도 확대⋅발전 시키길 바란다"면서 "양국 경제 관계의 핵심 축인 한국 기업의 대미투자와 교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투자 및 통상환경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경협은 미 상의와 함께 한미 양국 간 민간 경제협력 채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한경협은 "한국의 대표 대미 경제 창구로서 양국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5차 한미재계회의'를 시작으로 우리 경제계의 목소리를 미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무역협회는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에 자국 중심주의가 강화되는 통상환경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한 관세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은 대중국 견제와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대해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달라진 의회 정치 지형을 고려해 통상입법 동향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분야별‧조치별 우리 무역과 투자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분석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 한국기업의 미국 투자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국의 산업경쟁력과 한미 협력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향후 한국과 한국 기업의 전략적 가치를 미국에 알리는데 협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4-11-07 0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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