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0건
-
-
-
5대 은행장 '연임vs교체' 기로…'모범관행' 적용 눈앞
[이코노믹데일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장 임기가 오는 연말 만료되면서 연임과 교체 기로에 섰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내부통제 관리 여부 등을 비롯한 각 은행장 성과에 따라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새 변수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떠올랐다. 기존 폐쇄적인 승계 절차를 없애고,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차기 행장 선임 준비를 시작하도록 한 원칙에 따라 내달부터 인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종료된다. 이재근 행장은 유일하게 재임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월 국민은행 수장을 맡은 뒤 2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지난해 11월 단독 후보 추천으로 1년 연임이 추가됐다. 정상혁 행장과 이승열 행장은 지난해 2월, 지난해 1월부터 각각 수장에 올랐다. 조병규 행장은 지난해 7월, 이석용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홍콩ELS 배상 관련 손실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행장들의 연임도 충분하다고 관측한다. 우선 국민은행의 경우 이재근 행장 취임 전인 2021년 순이익 2조5908억원을 기록했다가 취임 후인 2022년에는 2조9960억원, 지난해는 3조2615억원을 거두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5059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분기 대손충당금 환입 영향으로 1분기보다 186.6% 증가한 순이익을 내면서 ELS 사태 속에서도 선방했다. 또 은행 간 통합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민은행의 자사 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240만명을 돌파하면서 거래율과 모바일 전환율 등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과거 재연임을 통해 안정화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행장의 재연임도 청신호일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은행장은 '2+1'년 임기를 부여받지만, 앞서 허인 전 행장은 2020년 재연임에 성공해 '2+1+1'년의 임기를 보낸 바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2조535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넘겼다. 여기에는 고객몰입 혁신을 중심으로 현장 영업력을 강화한 정상혁 행장의 전략이 주효했다. 아울러 글로벌 부문도 호실적을 내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타 은행들과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올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40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1061억원) 늘었다. 하반기에도 국가별 환경 분석에 기초한 차별화된 성장 전략 이행으로 손익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용구 전 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난 뒤 갑작스레 수장을 맡게 된 정 행장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역시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첫 외환은행 출신인 이승열 행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으로 자산 관리와 글로벌, 연금사업 분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리딩뱅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연금사업단을 전문화된 독립 조직으로 분리하면서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이 행장 취임 전인 2022년 말 27조2638억원이었던 하나은행의 퇴직연금은 올 2분기 36조1297억원으로 30% 이상 증가하면서 시중은행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조병규 행장이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위 은행을 목표로 기업 금융과 자산 관리에 집중하면서 호실적을 냈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887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그중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6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3% 상승해 크게 늘었다.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가동된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된 최초의 행장이다. 약 1년 6개월의 짧은 임기 속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농협은행은 이석용 행장을 필두로 실적 개선과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성장했다. 또 농협금융지주가 공들이고 있는 디지털전환에도 속도를 내며 기존에는 일부 상품만 가입 가능했다가 보험과 신탁, 퇴직연금 등 비대면 판매가 가능한 전 상품으로 확대하는 등 자사 모바일 앱인 NH올원뱅크 금융상품몰을 전면 개편했다. 이런 고도화를 통해 출시 7년 만인 지난해 11월 가입 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이들 은행장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홍콩ELS 손실과 연이은 횡령·배임 사건 등 내부 통제 관리 미흡 문제는 연임 여부에 여전한 걸림돌이다. 특히 이번 은행장 승계 절차는 예년과 달리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내놓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하에 진행되므로 역시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연말에 행장들 임기 만료를 앞두고 모범관행 첫 적용이라 최대한 원칙을 준수하면서 승계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주 회장이 소속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승계를 단행하는 것은 그대로지만, 은행들은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 모범관행에 적시된 원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특히 은행의 중장기 경영 전략과 비전에 적합한 CEO의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정기적인 점검 및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올 1분기 모범관행에 따른 은행별 이행 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했지만, 일부 항목은 이행 시기가 너무 늦거나 구체성이 떨어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24-08-13 06:00:00
-
-
-
KB금융, 2분기 순익 1.7조원…비은행 계열서 실적 견인
[이코노믹데일리] KB금융그룹이 비(非)은행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순이익 1조7000억원을 넘겼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가운데 리딩뱅크 탈환에 나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3일 KB금융은 공시를 통해 2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1조732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분기 최대 이익이었던 지난해 1분기(1조5087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은행의 이익기여도가 40% 가까이 육박하는 등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가 고른 성장을 보였다"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비용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LS 손실비용 환입과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그룹의 경상적 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000억원 규모다. 다만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2조7815억원)은 전년 동기(3조76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대규모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 전입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손실 고객에 대한 자율배상 비용 8620억원이 회계상 비용로 반영된 탓이다. 그룹과 KB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2.08%, 1.84%로 전 분기(2.11%·1.87%)보다 0.03%p씩 떨어졌다. 예대스프레드 축소 및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수익률 하락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그룹 순이자이익 3조2062억원으로 지난 1분기(3조1515억원)보다 1.7% 증가했다. 이는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 평잔 증가에 따른 견조한 이익 흐름 덕분이라는 평가다. 비이자이익(1조2428억원)은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순수수료이익(9197억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인한 투자은행(IB) 수수료 축소 및 카드 이용 금액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줄어든 데다 금리·환율 영향에 따라 유가증권·외환·파생상품 관련 실적이 나빠지면서 기타영업손익(3231억원)도 축소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분기 신용 손실 충당금으로 5526억원을 추가로 쌓아 올해 상반기 누적액이 981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동기(1조3196억원)보다 25.7% 감소한 규모다. KB금융 측은 선제적으로 대규모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감소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그룹 대손충당금 전입 비율(CCR)은 0.40%로 전 분기보다 소폭 상승하며 안정적인 자산 건전성을 유지했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이자 이익 증가와 ELS 배상 충당부채 환입 등의 영향으로 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익(1조1164억원)은 전년(9270억원)보다 20.4% 상승했다. 올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52조원으로 지난 3월 말 대비 2.3%, 전년 말 대비 2.9%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최근 주택거래 증가 등 대출수요와 기금대출 확대로 전년 말 대비 3.0%(약 5조원) 올랐고, 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2.7% 뛰었다. 그 외 계열사 2분기 순이익은 △KB증권 1781억원 △KB손해보험 2798억원 △KB국민카드 1166억원 △KB라이프생명 989억원 △KB캐피탈 75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3.4%, 3.1%, 5.1%, 2.8%, 29.2% 증가했다. 반대로 KB부동산신탁(-589억원)과 KB저축은행(-81억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이날 2분기 경영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어 2분기 주당배당금을 791원으로 결의했다. 1분기(784원)보다 배당 수준이 상향됐다. 아울러 이사회는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확정했다. KB금융 재무 담당 임원은 "지난 2월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로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 것"이라며 "이는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는 올해 총 72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게 되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력과 안정적 이익 창출력에 기반해 일관되고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주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관련해서도 KB금융은 자체 밸류업 역사를 바탕으로 하반기 예정된 '밸류업 공시'를 비롯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방침이다.
2024-07-23 16:55:31
-
IBK기업銀, ESG 경영 강화…'중소기업 금융' 방점
[이코노믹데일리]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한 IBK기업은행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선 가운데 중소기업 금융에 방점을 찍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기본에 충실한 지속가능은행'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제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체성을 기반해 중소기업 지원을 ESG 경영 전략의 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분야별 ESG 지향점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ESG 리딩뱅크 도약',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ESG 성장'이라는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ESG 경영 확대를 전사적으로 추진했다. 크게 △녹색경영 △책임포용경영 △준법윤리경영으로 나뉜다. 기업은행은 앞서 2021년 금융공공기관 최초로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구축했다. 해당 위원회에서는 은행의 ESG 경영 전략 방향성을 점검하고, 관련 성과를 관리·감독한다. 지난해에만 총 4회의 위원회 소집과 3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와 함께 은행 내부적으로 부서 간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만들기 위해 유관부서 실무 팀장으로 구성된 ESG 실무협의회와 본부 부서별 ESG 담당자를 지정했다. ESG 경영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ESG 경영부와 부서별 ESG 담당자는 ESG 경영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성과와 개선 과제 현황을 공유하고, 본부 부서 성과평가(KPI)에 ESG 개선과제 이행도를 반영해 임직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 기업은행은 일자리 마련부터 소상공인, 창업 기업, 판로개척, 구조조정까지 중소기업에 특화된 지원에 전력을 쏟는 중이다. 먼저 지난 2009년 금융권 최초로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현장 의견을 반영해 일자리 사업을 시작했다. 그중 두 차례에 걸친 '일자리 창출 10만명 프로젝트'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취업자 수 22만2994명의 일자리 매칭을 달성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취업 포털 사이트 운영, 채움펀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복지 지원 사업도 신설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매년 그 규모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33조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81.4%를 차지했다. 중소기업대출 시장 점유율은 23.2%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했다. 기업은행의 모험자본 공급 목표액은 지난해부터 3년간 약 2조5000억원으로 설정된 가운데 지난해만 역대 최대 수준인 7641억원을 공급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글로벌 그린뱅크'를 비전으로 녹색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녹색 전환 지원을 위한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관련 투자도 확대했다. 향후 2030년에는 녹색금융 비중이 13%로 확대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ESG 대출은 6조2370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 총금액(68조3840억원)의 9.12%를 차지했다. 해당 비중은 전년 동기(8.79%) 대비 0.33%p 늘어난 수치로 매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기업은행의 비은행 계열사들도 투자에 적극적이다. IBK캐피탈은 ESG역량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융자를 확대하고, IBK투자증권은 IBK금융그룹 녹색금융 펀드를 관리하며 친환경 기업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ESG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남은 한 해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가치금융'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07-04 06:00:00
-
'리딩뱅크 탈환' 정상혁號 신한은행…'고객몰입 조직' 혁신
[이코노믹데일리] "우리가 고객에게 전심(全心)으로 몰입해야만 고객의 필요에 꼭 맞는 남다른 가치를 선사할 수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고객을 더 세밀하게 바라보는 '고객몰입'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조직과 프로세스를 정비했다. 20년 넘게 유지돼 왔던 은행 관점의 사업부제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과감히 개편한 결과는 리딩뱅크 탈환이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에도 불구하고 대출자산 성장 및 은행의 효율적 조달비용 관리를 통한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라 이자이익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일회성 특수요인(ELS 충당부채 등)을 제외한 당기순이익 역시 시중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92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8.2% 증가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1위를 기록했다. 그중 원화대출금이 298조1831억원으로 전년 말(290조3363억원)보다 약 7조8468억원 상승했고, 특히 기업대출 분야에서 올 1분기 167조216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60조6834억원) 대비 6조3382억원 늘었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모든 의사결정 기준을 '고객'에 두고 전략, 조직 운영,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고객 중심 가치가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노력해 온 정상혁 행장의 혁신이 통한 것이다. 정 행장은 '연결'과 '확장'을 키워드로 다양해진 고객 니즈에 맞춰 데이터 기반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품, 자산관리, 디지털 조직을 아우르는 영업지원부문을 신설했고 흩어져 있는 사업 영역을 고객 중심으로 재정렬했다. 영업추진 1·2·3·4그룹도 신설해 본점과 영업조직 전반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 영업력을 강화했다. 영업조직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고객을 개인과 기업으로 구분하지 않고 팀 기반으로 공동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정 행장은 고객을 중심으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협업을 강조하며 트렌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2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함께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 배경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비대면 환전 상품인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환전 수수료 무료,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 기존 환전서비스와 차별되는 혜택이 종합된 카드로 출시 4개월 만에 80만좌가 발급되며 신한금융그룹의 신규 고객 유입에 일조하는 중이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타 은행과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이런 성과는 정 행장이 취임 이후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직접 방문하며 챙긴 덕분이란 평가다. 실제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은 2022년 5383억원에서 지난해 5493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만 213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6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일본법인 SBJ은행과 신한카자흐스탄은행도 우상향을 그렸다. 올해 신한은행은 국가별 환경분석에 기초한 차별화된 성장 전략 이행으로 손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새롭고 다양한 시도로 글로벌 외연을 확장해 2030년까지 전행 이익기여도를 40% 이상 제고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우선 베트남과 일본 등 시장 지배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국가에서는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과감한 도전을 이어간다. 북미와 동유럽 등 공급망 재편 수혜 지역에서는 영업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기업투자금융(CIB) 기능을 활용해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이머징 아시아 지역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리테일 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지분투자 방식의 차별적 성장 전략을 펼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탄탄한 경영관리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지속함과 동시에 합작법인(Joint Venture, JV) 설립, 지분 취득 등 글로벌 투자 중심의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6-25 06:00:00
-
은행권 해외 성적표 희비…신한 '선두' 우리 '추격'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금리 변화와 건전성 악화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성적 희비가 엇갈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 해외 종속기업(자회사)의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은 총 894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신한은행이 4820억원을 거둬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선두를 달렸다. 이는 전년(4270억원)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의 해외 호실적은 베트남 덕분이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22년 1977억원, 지난해 2328억원의 순익을 냈고, 올해 1분기에는 66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뒤이어 우리은행이 쫓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우리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3320억원으로 전년(4520억원)보다는 뒷걸음질쳤는데,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영향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순익 중 해외 비중을 현재 15% 수준에서 25%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고 있는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해외에서 적자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중국·미얀마·캄보디아 등 3개국에서 각 지분 100%를 보유한 4개 자회사를 통해 1499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인도네시아 KB뱅크(전 부코핀은행)에서만 173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KB뱅크는 앞서 2020년 434억원, 2021년 1817억원, 2022년 5322억원, 지난해 1733억원 등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30년까지 중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가동 중"이라며 "부실채권 대량 매각, 부실여신 회수 등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320억원 순손실에서 1050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9억원의 손실을 냈는데 미얀마에서는 1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나 캄보디아에서 32억원의 손실을 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건전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며 "(은행들은) 진출 국가별로 분석해 차별화된 성장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5대 은행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각 은행의 지난해 말 본사 직영의 해외 지점 수는 총 62개로 2019년 말(56개)보다 10%가량 늘었다. 지점과 사무소, 출장소, 현지 법인과 지점을 다 포함한 전체 해외 네트워크 수는 지난해 말 1265개로 더 많았다. 이는 5년 전(852개) 대비 50% 증가한 규모다. 해외 지점과 법인은 하나은행이 각각 19개, 11개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우리은행 14개, 11개 △신한은행 14개, 10개 △국민은행 9개, 5개 △농협은행 6개, 2개 순이다.
2024-06-18 14:32:40
-
임기 반년 남긴 5대 은행장들…'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네'
[이코노믹데일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수장들이 모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들의 임기가 종료된다. 임기가 약 6개월가량 남은 셈이다. 이재근 행장은 2022년 1월 국민은행 수장으로 오른 뒤 2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보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해 11월 단독 후보로 추천받아 1년 연임이 추가됐다. 정상혁 행장과 이승열 행장은 지난해 2월, 지난해 1월부터 각각 수장을 맡았다. 조병규 행장은 지난해 7월, 이석용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이들 행장은 은행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 상생금융, 주주가치 제고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지만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태다. 크게 △수익·성장성 개선 △자산 건전성 관리 △해외시장 진출 확대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이 지목된다. 이재근 행장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 따른 손실 회복이 급선무로 꼽힌다. 홍콩ELS 배상 규모가 가장 컸던 국민은행은 손실 배상 비용(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9315억원) 대비 58% 급감한 3895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다만 최근 홍콩H지수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손실·배상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이 행장은 남은 임기 동안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오던 디지털 금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간 통합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민은행의 자사 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227만명을 돌파하면서 거래율과 모바일 전환율 등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플랫폼 전용 통신 요금제 출시 및 모임통장 서비스 개편 등 모바일 중심의 고객경험을 확대하고, 국민지갑을 비롯한 플랫폼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새로운 생활금융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상혁 행장은 신한은행이 올 1분기 9286억원의 순익을 내며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만큼 1위 자리 수성이 중요해졌다. 특히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는데 동시에 연체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숙제로 남았다. 신한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전 분기(160조6834억원)보다 3.9% 증가한 167조216억원을 기록했고, 연체율은 0.26%에서 0.32%로 증가했다. 신한은행 측은 상반기에는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한 빠른 성장을 추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행장도 신한은행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신한금융의 통합 앱인 '슈퍼 쏠(SOL)' 이용 고객 대상으로 통장과 적금 등 특화 상품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사고 예방에도 앞장서고 있다. 금융사 임원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와 범위를 스스로 사전에 정하는 책무 구조도를 은행권 최초로 작성, 다음 달 시범 시행에 들어간다. 이승열 행장의 과제 역시 하나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일이다. 이 행장은 지난해 영업력 강화로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입지를 굳히기도 했다. 취임 때부터 강조했던 고객과 현장, 자산관리 및 외환 등 강점에 집중한 결과였다. 이 행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취약계층 등 금융소비자와 중소기업 지원 등 상생금융도 소홀하지 않았다. 2년 연속 사회공헌활동 비용으로 가장 많은 규모를 내놓은 은행에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전년보다 13% 줄어든 843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강점 중 하나였던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기업대출 연체율이 전년 대비 0.04%p 오른 0.30%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 행장은 리딩뱅크 재탈환과 건전성 관리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버페이, 당근 등 플랫폼 기업과도 협업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부터 '기업금융 명가(名家) 재건'을 목표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특화 점포인 'BIZ프라임센터'를 5곳이나 신설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성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극대화에 나섰다. 다만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는 조 행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근래 들어 중소기업 경기 전망도 계속 악화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 행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업대출 외에도 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WM) 특화 점포 늘리기에 주력한다. 최근에는 행장 직속의 신사업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알뜰폰 시장 진출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를 통해 비이자수익 확대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경우 수익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앞서 농협은행은 이 행장 체제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1조7805억원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또 자사 모바일 앱인 'NH올원뱅크' 고도화로 지난해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비롯해 배임 사고까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이 행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지난달 7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중대사고와 관련한 대표이사 연임 제한 등이 포함된 범농협 차원의 내부통제와 관리책임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행장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06-04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