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 2조2668억원을 거두면서 업계 선두를 지켰으나 KB국민은행과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게다가 2분기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이 약 225억원 앞서며 리딩뱅크 경쟁은 치열한 양상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경기 상황과 자산 건전성 관리 능력에 따라 왕좌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고 관측한다.
아울러 건전성 부문에서의 악화 흐름은 우려를 더한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과 자영업자 등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데다,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채권 규모가 늘면서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3%로 전년 동기(0.25%) 대비 0.08%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잔액 역시 전년(8653억원)보다 38.2% 늘어난 1조1956억원 규모다.
반면 기업 부실 대응 여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152.2%로 지난해 2분기(206.3%) 대비 무려 54.1%p 급감했다. 이는 충당금 적립 여력이 줄고 잠재 부실에 대한 방어선이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실 여신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적극적인 상·매각도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약 2932억원으로 전년 동기(579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단기적으로 손익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장기적 건전성 확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실에 대한 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선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해야 하지만 신한은행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잔액은 1조819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7851억원)보다 약 1.9%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번 하반기 정상혁 행장은 부실채권을 털어내야 하는 과제와 함께 주주환원 압박 속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충당금 적립과 매각 등으로 건전성을 개선할 경우 단기 실적과 배당 여력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른 중장기적 건전성 관리 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해왔단 입장이다. 아울러 매년 상반기 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기업 신용평가를 통해 올해 2분기엔 전분기(1093억원)보다 117.8% 증가한 238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부실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꼽히는 저원가성 수신 상품(요구불예금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축소를 막고, 조달 비용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규 연체 건수와 연체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남은 하반기에도 효율적인 비용 관리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