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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메가박스 전격 합병 추진…국내 극장가 지각변동 예고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영화상영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롯데컬처웍스(옛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중앙은 8일 전격적으로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업결합 심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극장 산업이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M&A)이라는 거대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가 성공적으로 결합할 경우, 총 스크린 수는 1682개에 달해 현재 업계 1위인 CJ CGV(1346개)를 넘어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극장 체인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점유율 확대를 넘어, 상권 중복 문제 해소, 프리미엄 상영관 확대, 운영 효율화는 물론, 양사가 보유한 콘텐츠 제작 역량의 시너지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국내 극장 산업은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실상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4년 전체 관객 수는 약 1억2312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2025년 1분기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나 감소하며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한국 영화의 관객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던 봉준호 감독의 '미키17'마저 관객 300만명을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쳐, 영화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관객의 극장 외면 추세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남았다. 이러한 관객 감소의 배경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약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며 관객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적인 흥행작이 극장이 아닌 OTT를 통해 공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기에 평균 1만 원을 훌쩍 넘는 영화 관람료와 부대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중간 규모 영화 및 다양성 영화의 위축 등 콘텐츠 약화 현상도 관객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극장 산업의 재편 움직임은 비단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카마이크 시네마 인수를 시작으로 영국의 오데온 & UCI 시네마스 그룹, 북유럽의 노르딕 시네마 그룹까지 차례로 흡수하며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또한 2020년 미국 법무부가 영화 배급과 상영 겸업을 금지했던 '파라마운트 판례'를 폐지하면서 소니픽처스가 2024년 극장 체인 알라모 드래프하우스를 인수하는 등 제작사의 극장 소유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추진되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은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국내 영화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신과 함께' 시리즈, '한산: 용의 출현' 등을 성공시켰고, 메가박스 산하의 플러스엠은 '서울의 봄', '범죄도시' 시리즈라는 강력한 흥행작들을 배출한 바 있다. 양사의 콘텐츠 제작 및 배급 역량이 결합될 경우, '기획-제작-배급-상영'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수직계열화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관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거대 공룡 극장 체인의 탄생으로 인한 스크린 독과점 심화 및 소비자 선택권 축소 우려는 심사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제작과 배급, 상영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자칫 영화의 다양성을 해치고 독립·예술영화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025-05-09 10: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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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개 영화 단체, 윤 대통령 파면 촉구…"헌법 위반 책임 물어야
[이코노믹데일리] 영화계의 저명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며 그의 파면과 구속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봉준호 감독, 강동원, 전지현, 손예진을 비롯한 영화계 인사 2518명이 참여한 성명에서 "윤석열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 현행범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대통령 직무 정지와 구속을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77개의 영화 단체와 영화계 종사자들이 뜻을 모아 발표한 것으로 윤 대통령이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건과 관련하여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서에서 영화인들은 "비상계엄은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정당성을 상실한 행위로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인들은 성명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인문학적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마치 영화적 상상력으로도 현실화하기 어려운 독재적 행위"라고 비유했다. 이어 "계엄 사령부가 발표한 언론 통제 포고령은 위헌적 블랙리스트의 부활"이라며 "모든 언론과 출판 활동이 통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에 해당하는 심각한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성명서에는 "윤석열과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계엄 지휘부는 구속되고 단죄되어야 한다"는 문장이 담겼으며 "대통령 직무 정지가 추락한 대한민국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명시됐다. 이어 "탄핵이 가장 신속한 방법이라면 이를 선택해야 한다"며 "만약 탄핵 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키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인들은 윤 대통령의 행위가 "정치적 계산과 무책임한 결정의 결과"라며 이를 방관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내란의 동조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현 사태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을 언급했다. 서명 참여자들은 활동 분야별로 관객(27.9%), 영화감독(21.1%), 영화 전공 학생(20.5%), 제작 분야(19.6%), 평론가 및 영화제 관계자(12.7%), 영화배우(7.9%) 순으로 구성되어 영화계 전반의 폭넓은 지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1시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는 "대내외적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국정 안정화를 위한 최선의 방책으로 계엄 선포를 결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와 계엄군의 대치 상황이 발생하면서 시민들과 국회 관계자들 간의 긴장이 극에 달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담화문을 통해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따라 심야 국무회의를 열고 계엄령을 해제했다"고 밝히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문화예술계는 그의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은 7일 오후 5시에 진행될 예정이며 이번 영화인들의 성명 발표는 탄핵 표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국민 여론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싸고 양극화된 상황이다. 이번 영화인 성명은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한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4-12-07 13: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