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건
-
-
-
'위기의 삼성'되나… 이재용 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반도체 경쟁까지 밀려
[이코노믹데일리] '위기의 삼성'이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예측과 함께 최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당했다. 여기에 반도체 패권 전쟁을 벌이는 SK하이닉스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부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수주 실적 등을 이유로 평택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줄인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이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항소심 첫 정식 공판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면서 삼성을 비롯한 재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월 검찰은 이 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한 제일모직 주가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분식회계를 지시했다고 봤다. 1심 재판부가 분식회계, 주가조작, 뇌물공여 등 19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자 검찰은 항소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이찬희 위원장은 항소심을 앞둔 지난 24일 이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항소심과 관련해 "심급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어떤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사법부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한소심의 핵심 쟁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을 산정하면서 옛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는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했는지 등이다. 1심에서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고의성이 없다고 봤다. 또 청탁이 있었더라도 대통령의 권한 행사로 이 회장이나 삼성그룹이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1심 재판부 판결 이후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정부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캐피털·엘리엇매니지먼트간 벌인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S) 과정에선 법원과 다른 결과를 내놨다. 메이슨이 ’삼성 합병‘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ISDS를 통해 약2700억원 규모로 제기한 국제 중재에서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메이슨에 약 438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함으로써 손실을 입었다는 메이슨 주장을 ISDS 사건을 맡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받아들인 결과다.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이어 메이슨에 연달아 패소한 셈이 됐다. 이후 ISDS 사건 결과를 담은 중재판정문이 공개되면서 항소심은 1심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PCA는 "커먼 언더스탠드(공동의 이해), 즉 형사적인 의미로 '공모'가 있었고 이 회장이 청탁의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정문에 기술했다. 엘리엇 판결 때는 없던 내용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PCA는 명시적으로 박 전 대통령과 이 회장이 공모했다는 걸 인정했다"며 "검찰이 메이슨 건 판정문을 증거로 제출한다면 이재용 회장의 1심 무죄 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본보 5월 21일자 2면 '메이슨 판정문에 등장한 ‘공모’… 이재용 ‘무죄’, 2심서 뒤집힐까'). 최근엔 국민연금이 이 회장 등을 상대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는 삼성물산 법인과 함께 이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신·최치훈·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의 이름이 올라갔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피고로 적시됐다. 현재 소송 가액은 5억원 수준이지만,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금액이 구체적으로 산정되면 손해배상 청구 규모가 최대 60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손해배상과 별개로 진상규명과 함께 삼성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엇-메이슨 ISDS 구상권 행사와 국민연금 손해 회복 방안 모색 토론회'에선 엘리엇과 메이슨이 각각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ISDS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한 뒤 취소소송과 항소까지 제기하면서 손해배상금에 더해 이자까지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엘리엇과 메이슨에 지불해야 할 이자는 각각 1500억원과 800억원이라는 주장도 내놨다(본보 5월 23일자 1면 '혈세로 2400억 배상금… 침묵하는 삼성에 “구상권 청구” 목소리'). 1심에서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은 분식회계 자료에 대한 새로운 정황도 추가됐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서버에 숨어 있던 디지털 자료를 찾아낸 분식회계 증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했지만, 1심 법원은 검찰이 해당 자료를 위법하게 취득했다는 이유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검찰이 취득한 증거에 관계없이 1심의 무죄 판결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의 1심 판결과 정반대되는 분식회계, 부당 개입 등을 인정하는 판결들이 나오면서 검찰이 증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재판부가 분식회계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회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광중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서 행정 처분을 취소하긴 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분식회계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회계 처리가 분식이었냐 아니었냐는 형사재판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만큼 이번 판결이 2심 판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위기를 말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더해 최근엔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시대 핵심 기술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격차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12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양산에 돌입하며 올해 안에 엔비디아에 납품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능 문제로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의 파운드리 생산 라인 내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부진한 파운드리 수주 실적과 계속된 적자에 가동률을 조절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설비 가동을 줄인다는 소식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2024-09-29 17:33:00
-
-
-
-
바이든주냐 트럼프주냐... "정책·테마주 움직임, 심상찮다"
[이코노믹데일리] 오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앞서 지난달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CNN방송을 통해 첫 TV 토론을 벌인 가운데 두 후보 정책과 관련된 주식 종목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압승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던 만큼 토론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개장한 미국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주로 꼽히는 석유,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 업체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엑손모빌, 코노필립스 등 석유기업 주가에 상승 불이 켜졌고, 에너지 기술회사 베이커휴즈는 2.18%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석유 시추를 세 배로 늘리고 전기차 의무 정책을 취소할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금융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은 은행주에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스탠리는 1%대로 올랐고 웰스파고는 3%대를 넘는 등 주가 상승 반열에 올라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친환경 에너지주, 전기차주 등 대체 에너지 주가는 하락 양상을 보였다. 썬런(-10.63%), 퍼스트솔라(-9.79%), 엔페이즈에너지(-5.25%) 등 재생에너지 관련주가 급락했다. 정책 수혜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틸레이 브랜즈(-4.05%), 캐너피 그로스(-3.3%) 등 대마초 관련 주식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정치 테마주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트럼프 미디어·DJT)'은 달랐다. 대선 TV토론 당일 트럼프 미디어는 주당 최고 39.94 달러를 찍었으나 막판에 32.75달러(-10.84%)로 급락하며 이날 테마주에 탑승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렸다. 트럼프 미디어에 투자한 대학생 김연수씨(22)는 "트럼프 미디어 주가가 대선을 앞두고 상승과 하락을 꾸준히 반복하길래 이번엔 상승세를 타는 줄 알았다"며 "트럼프 압승을 예상하면서 토론 당일 투자했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하락해 투자금이 물리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 5월 말 최고 53.92 달러를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대선 토론을 한 주 앞둔 지난달 19일에는 최저 28.76달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선 토론이 있는 주부터는 다시 상승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최고 36.09달러로 마무리해 21.19% 급등했다. 이후 며칠 간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하다가 토론 당일 장 마감 시간에 기세가 꺾인 것이다. 이후 거래량도 줄었다. 이는 미 대선 불확실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TV토론 이후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함께 미국 유권자 5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잘했다"는 응답이 67%로 "바이든이 잘했다"는 응답(33%)을 압도했다. 이는 2020년 미국 대선 토론 때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당시 미국 첫 대선 TV토론회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트럼프 후보보다 우세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이 60%, "트럼프 후보가 앞섰다"는 평가는 28%였다. 두 후보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인지력 논란 등 '고령 리스크'가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종류의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11월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여러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다음 TV토론은 오는 9월 10일 ABC방송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그 전에는 공화당 전당대회(7월 15일)를 시작으로 민주당 전당대회(8월 중순) 등 두 대선 후보 일정이 남아 있다.
2024-07-02 17: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