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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국'이 어쩌다···24년 연속 세계 1위 인텔 '굴욕'
[이코노믹데일리]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리며 1992년부터 2016년까지 24년간 반도체업계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인텔이 최근 안팎으로 굴욕을 경험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전 세계 임직원 15%에 해당하는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26억7000만 달러(약 3조6500억원) 손실을 내며 역대 최악의 실적을 거둔 탓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구조조정 조치이기도 하다. 내부 사정도 좋지 않은데, 외부에선 퀄컴의 '인텔 인수설'이 퍼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종료에 맞춰 퀄컴이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 보도했다. 퀄컴은 지난해 기준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한 업체다. PC의 절대 강자 인텔이 모바일 강자에게 인수 당하는 굴욕적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반도체 제국 인텔의 위기는 시장 흐름에 대한 오판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6년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에 아이폰용 AP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인텔은 당시 모바일 시장의 성장성을 낮게 보고 거절했다. 이후 2011년 모바일 시장이 PC 시장을 추월하며 인텔은 큰 기회를 놓치게 됐다. 이후에도 인텔은 매출 중심 경영을 이어가며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상실했다. 인텔의 실적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성장했으나, 반도체 공정은 2014년 14나노미터(1㎚= 10억분의 1m)를 끝으로 2020년까지 6년간 사실상 정체됐다. 그 사이 삼성전자, TSMC 등 경쟁사는 공정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인텔은 2021년 매출로 790억 달러(약 107조원)를 벌어들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지난해엔 매출이 540억 달러(약 74조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2년 사이 250억 달러(약 34조원)나 감소한 것이다. 다만 인텔도 반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감원도 경영 효율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엔 중앙처리장치(CPU) 경쟁사인 미국 AMD와 '반도체 설계 표준' 제정을 위한 공동 자문단을 만드는 등 주변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오는 24일 미국을 시작으로 최신형 CPU인 15세대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도 출시할 예정이라 향후 신형 CPU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인텔의 행보가 주목된다.
2024-10-17 20:40:04
틱톡, 콘텐츠 검토 AI로 대체… 수백 명 해고 통보
[이코노믹데일리] 틱톡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검토 작업을 확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1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해고는 수백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주로 콘텐츠 검토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그 대상이다. 말레이시아 지사에서만 최대 7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틱톡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용자 콘텐츠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방식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콘텐츠 검토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해고가 불가피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틱톡은 지난 9일 이메일을 통해 수백 명의 직원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해고 조치의 주요 타격 대상은 말레이시아 지사였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약 7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틱톡 측은 감원 규모를 축소해 발표하며 "말레이시아 지사에서는 500명 미만의 직원이 해고됐다"고 밝혔다. 틱톡은 모기업 바이트댄스 산하로 전 세계 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11만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틱톡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글로벌 운영 모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 구조조정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AI를 활용한 콘텐츠 검토 작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추가로 더 큰 규모의 구조조정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조치는 콘텐츠 검토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을 줄이고 자동화 시스템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이러한 변화가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해고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현실로 나타난 대표적 사례"라며 "기술 발전에 따른 인력 재편이 더 많은 업계에서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전환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SNS 플랫폼의 급속한 변화가 사용자 경험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틱톡의 AI 전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4-10-11 20:54:59
'3일간의 격전' 이진숙 청문회, 방송 지배구조 개편 논란 불붙여
[이코노믹데일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이례적으로 3일간 진행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6일 막을 내렸다. 이번 청문회는 단순한 인사 검증을 넘어 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 양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청문회 연장의 직접적 계기는 야당의 자료 요구였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이 후보자의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주요 자료 제출이 미흡했다"며 추가 검증을 요구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5일 밤 청문회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반면 여당은 이를 '체력 검증'으로 변질된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후보자를 지치게 만들겠다는 '가학적' 의도"라고 비난했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여러 쟁점이 불거졌다. 특히 2012년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 보도 관련 MBC 기자 해고 사건을 두고 이 후보자가 "정치 보복"이라고 표현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최 위원장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해 양측 간 격렬한 언쟁이 벌어졌다. 이번 청문회의 이면에는 '방송 4법'을 둘러싼 정치적 계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야당이 추진 중인 이 법안들은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운영 방식을 크게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은 이를 "MBC를 민주당의 전유물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우려했다. 반면 야당은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와 다양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3일에 걸친 장시간의 청문회 진행이 후보자의 자질 검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과방위는 27일 대전MBC를 방문해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할 예정이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과방위 전체 회의는 29일 열릴 예정이지만, 여야 간 첨예한 대립으로 보고서 채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024-07-27 12:12:42
맥 빠진 노동개혁, 경영계가 불씨 재점화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 공시와 '건폭(건설 현장 폭력)과의 전쟁' 등을 통해 시작한 노동개혁이 추진 동력을 사실상 상실하면서 경영계가 다시 불씨를 지피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한 가운데 임금체계와 근로시간 규제, 노사관계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9일 노동개혁 과제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노동개혁 추진단'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노동개혁 추진단은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기획·운영팀 △노동시장개선팀 △노사관계개선팀 △인력정책지원팀 등 4개의 팀으로 운영된다. 이와 별개로 학계, 법조인 등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자문단도 만들어졌다. 경총은 "정부가 노사 법치주의 확립에 주력하면서 산업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은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유연한 노동시장 조성,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위한 법제도 개선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 개원에 따라 노동개혁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치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법제도 개선을 이뤄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개혁 추진단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노동개혁 추진 상황 점검하는 한편 제도 개선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지난달 2023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과 파견 제도 문제점 보고서를 발간한 경총은 향후 사업장 점거 금지, 해고 제도 개선, 2025년도 최저임금, 부당노동행위 등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이동근 노동개혁 추진단장은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해 경제단체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노동개혁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데 경총이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6-09 17: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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