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결(2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이뤄냈다. 마지막 날 선두와 8타 차를 뒤집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짜릿한 우승을 차지한 박결은 자신의 우승이 확정된 뒤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았다.
박결은 2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 최혜용에 8타 뒤진 공동 10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박결은 무결점 플레이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배선우와 이다연(이상 5언더파 283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박결은 2015년 프로 데뷔 이후 4년 만에 첫 우승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골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박결은 같은 해 KLPGA 투어 시드전도 1위로 통과해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생애 첫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박결은 투어 데뷔 이후 2015년 2회, 2016년 1회, 2017년 1회, 올해 2회 등 준우승만 여섯 차례 기록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인형 같이 생긴 외모로 ‘필드의 바비인형’이라는 별명이 붙은 박결은 우승을 이루지 못하면서 외모만 부각되는 설움에 남모를 눈물도 삼켰다.
4년 묵은 ‘우승의 한’은 제주의 거센 비바람을 뚫으며 시원하게 풀었다. 어렵게 정상에 오른 만큼 첫 우승의 순간도 극적이었다.
박결은 이날 보기 없이 전반과 후반 각각 버디 3개씩 잡아내며 일찌감치 경기를 끝냈다. 김민선5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아직 마지막 조 선수들이 많은 홀을 남겨두고 있었다. 우승보다는 연장 승부를 더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김민선이 16번 홀(파5)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17번 홀(파3)에서 스리 퍼트로 더블보기를 기록해 2타를 잃어 스스로 무너졌다. 1타 차로 추격하던 배선우도 17번 홀에서 보기로 1타를 잃어 우승권과 멀어졌다.
연장전을 대비해 퍼팅 연습장에서 퍼트와 어프로치 샷을 연습하던 박결은 김민선과 2타 차로 벌어지자 우승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마지막 18번 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민선이 샷 이글을 기록해야 연장에 들어가는 상황. 김민선의 두 번째 샷이 홀을 빗나가며 박결의 우승이 확정됐다. 박결은 우승 축하를 위해 몰려든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며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배선우와 이다연이 공동 2위에 올랐고, 김민선은 우승 문턱에서 치명적인 퍼트 실수가 나오면서 김지영2, 박주영과 함께 공동 4위(4언더파 284타)로 밀렸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나가 10년 만에 우승을 꿈꿨던 최혜용은 이날 5타를 잃는 극심한 샷 난조로 공동 7위(3언더파 285타)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