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웨이의 생황 협주곡’ 공연이 5월18일 오후 5시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안톤 폰 베베른의 ‘파사칼리아 작품 번호 1’ 연주로 시작한다. 베베른은 20세기 현대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아놀드 쇤베르크의 제자로, 전통적인 음악의 형식을 기반으로 혁신을 작품에 담아낸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서울시향은 “이 곡은 압축된 작곡 기법으로 마치 한 편의 시를 떠올리게 하며 짧은 주재를 반복하는 20여 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생황과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현상’ ’을 아시아 초연한다. 생황은 신라시대 상원사 동종과 조선 후기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의 부조상 등 우리 일상 속에도 함께 해온 악기이다.
우 웨이는 수차례 서울시향의 유럽과 북미 투어, 아르스노바 시리즈 등에 함께하며 평단의 갈채를 이끌어 낸 예술가다. 서울시향은 우 웨이를 “음악적 동반자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2011년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를 서울시향과 함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연주해 ‘헤럴드 앤젤스상’을 수상했으며, 진은숙의 협주곡이 포함된 서울시향의 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음반으로 2015년 국제클래식음악상(ICMA)과 BBC 뮤직 매거진상을 수상했다.
우 웨이는 상하이 음악원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상하이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7년생인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베른트 리하르트 도이치는 우 웨이가 협연할 생황과 관현악을 위한 음악 ‘현상’을 지난해 완성했다. 생황이라는 악기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도이치는 연주자 우 웨이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 악기에 대해 서서히 그리고 더 깊이 접근해 이 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총 4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서울시향 공연에 앞서 5월5일 스위스 바젤에서 바젤 신포니에타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이번 공연의 관객들은 아시아 최초로 이 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을 서울시향과 함께 공동 위촉한 바젤 신포니에타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며 탁월한 현대음악 해석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지휘자 발두어 브뢰니만이 포디엄에 선다.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는 일생 동안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적 스승이자 동반자는 브람스와 말러 그리고 쇤베르크였다.
그렇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악보 출판 등 도움을 주었던 브람스는 약속 후 1년 만에 세상을 떠났고, 말러는 쳄린스키가 사랑했던 알마 쉰틀러의 남편이 되고 말았다.
서울시향은 “쳄린스키의 인어공주는 그가 겪었던 이 시련의 아픔을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 투영한 작품이다. 후기 낭만주의의 음색이 다채롭게 담겨있는 팔레트와 같다는 평을 받는 곡이다”고 소개했다.
쳄린스키는 쇤베르크와는 사돈관계였지만 그와의 음악적인 경쟁관계에 밀려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빈을 벗어나 더 큰 무대를 향하지 못하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러가 20세기 중반에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쳄린스키의 ‘인어’를 포함한 작품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출판본이 존재하지 않았던 ‘인어’는 필사본을 토대로 재구성하여 1981년 출판되었다. 서울시향은 이 출판본에 수록하지 못한 ‘초연판 이전의 초고’를 반영해 복원한 2013년 교정판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간 좀처럼 음반으로는 접할 수 없었던 연주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