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 안시온 과장 등은 19일 한은 해외경제 포커스에 '글로벌 원유 선물시장의 현황 및 유가와의 관계' 보고서를 게재하며 이처럼 밝혔다. 연구팀은 "저금리 기조하에 투자수익 증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 때문에 투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닥친 저금리 상황에서 유동자금이 상품선물시장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순매수 계약 건수가 연구팀의 근거로 제시됐다.
WTI 선물시장에서 헤지펀드나 기관투자자 등 비상업 거래자의 순매수 계약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5만3000건수였으나 지난해 1월 79만4000 건수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현물 유가가 하락하면 투기성 자본이 선물 계약을 매도하고, 이는 현물 유가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져 연쇄효과를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또 원유 선물 가격 변동이 투기수요에 좌우되면서 선물가격이 중장기 원유 수급 여건 예상과는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우리 경제는 세계 5위의 원유수입국으로 유가 변동이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유 선물시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 격화, 산유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수급 불안요인이 잠재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금 흐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