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위는 △배터리 시스템 결함 △전기적 충격 요인에 대한 보호체계 미흡 △운용환경관리 미흡 및 설치 부주의 △ESS 통합관리체계 부재 등 4가지 요인을 직접적인 화재 원인으로 분석했다.
배터리는 직접적인 화재 요인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조사위는 "1개사 일부 셀에서 극판접힘, 절단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의 제조 결함을 확인했다"면서도 "극판접힘과 절단불량을 모사한 셀을 제작해 충·방전 반복시험을 180회 이상을 수행했지만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셀 내부의 단락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셀 제조결함이 간접적인 화재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독자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호영 LG화학 사장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ESS사업에서 1분기 1200억원 정도의 손실이 있었다"며 "올해 ESS 매출 목표를 작년(8500억원)보다 80% 이상 성장하는 것으로 잡았지만, 현 시점에서는 50% 성장률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조사위 발표를 통해 LG화학은 ESS화재로 인한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ESS화재는 총 23건. 이 가운데 LG화학 배터리셀이 사용된 사업장은 12곳으로 절반에 달했다. 조사위가 언급한 '1개사'도 LG화학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터리가 직접적인 화재 원인이 아니라는 결과에 한숨 돌리게 됐다.
정 사장은 "ESS가 설치된 400여곳이 4월 중순 이후 정상가동 수준으로 하나씩 회복하고 있어 2분기 손실보상과 관련된 충당금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ESS사업 실적 반등을 예상한 바 있다. 이번 조사위 결과를 계기로 LG화학은 ESS사업의 수익성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