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올해 계열사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로 거둬들일 수익은 937억원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을 상회하고 영업이익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CJ는 이 수익을 배당금 형식으로 창업주(오너) 일가 등 주주들에게 돌려주며 오너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CJ가 브랜드 사용료로 주요 계열사에서 받은 866억원에 달했다. 2018년 브랜드 사용료 713억원보다 20% 넘게 늘어난 수치다.
CJ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CJ제일제당(340억원)과 CJ대한통운(294억원), CJ ENM(119억원), CJ프레시웨이(100억원), CJ올리브영(84억원) 등 5곳과 2020년 1~12월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재차 체결했다.
공시로 확인되는 금액만 937억원이다. 그러나 거래금액 50억원 이상만 공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CJ가 챙기는 브랜드 사용료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CJ 별도 기준 2018년 매출은 1699억원, 영업이익은 790억원이다. 공시된 937억원만 해도 매출의 55%, 영업이익 1.18배에 해당한다.
브랜드 사용료는 ‘CJ’라는 그룹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주사에 지불하는 상표권료다. CJ는 모든 계열사에 해당년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에 수수료율 0.4%를 적용하고 있다. 지주사에는 제3의 수익인 셈이다. 그러나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기준은 없다. 다만 브랜드 사용료는 점점 줄어드는 게 추세다.
CJ가 지적받는 부분은 해마다 늘어나는 브랜드 사용료가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후계자로 주목받는 장남 이선호 부장과 장녀 이경후 상무는 최근 CJ 지분이 생겼다.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기업분할 방식으로 정보통신과학((ICT) 부문을 CJ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각각 2.4%, 1.04% 지분을 챙겼다. 최대주주는 아버지 이재현 회장으로, 36.7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 회장은 최근 두 자녀에게 CJ 지분도 양도했다. 그 결과 이선호 부장 지분은 2.76%, 이 부장 누나인 이경후 상무는 2.77%로 또다시 늘었다. 동시에 오너 일가 지분이 40%를 넘어섰다. 이는 오너 일가에게 돌아가는 CJ 배당금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이다.
CJ는 최근 2년간 보통주는 주당 1450원, 우선주는 1500원을 각각 배당했다. 올해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가 받을 배당금은 각각 25억원과 18억원가량이다. 업계는 이선호 부장 등이 이번 배당금을 증여 지분에 대한 세금 등 승계 재원으로 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