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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 [기업’S토커] 롯데그룹, ‘일본’ 꼬리표 어떻게 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1-31 07:21:00

경영 투명성 부재가 가장 큰 원인

주주가치 제고 등 명확한 비전 제시 필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제공=롯데지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 꼬리표 떼고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국적 논란은 그룹 지분구조에 있다. 그러나 지분율만으로 기업 국적을 논하긴 어렵다.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그간 롯데그룹 행보를 보면 결국 ‘투명성’이 문제였다. 신동빈 회장이 원톱 체제와 그룹 국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책임·투명경영’이 필수다.

31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보유 중이던 롯데 국내 계열사 지분(롯데지주 3.1%, 롯데제과 4.5%, 롯데쇼핑 0.9%, 롯데칠성 1.3% 등) 평가액은 약 4300억원이다. 상속세는 약 25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고 신 명예회장은 국내 부동산 외 광윤사 0.8%, 롯데홀딩스 0.5%, LSI 1.7%, 롯데그린서비스 9.3% 등 일본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상속세 부담은 커진다.

그러나 상속 여부와 관계없이 신동빈 회장 중심 안정적 지배력 유지는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지주에 대한 신동빈 회장과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42.6%다. 자사주 32.5%를 감안하면 실제 의결권은 63.1%로 치솟는다.

그간 신동빈 회장은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 롯데 계열사 사장단과 일본 롯데홀딩스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등 ‘원톱’ 체제를 공고히했다.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호텔롯데 상장, 지배구조 개편 ‘Key’…신·구주 비율 주목

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상장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국적 논란 때문이다.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국내 수많은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호텔롯데가 지배하고 호텔롯데은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가,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지배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산하에 두고 있는 셈이다.

호텔롯데 신·구주매출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 지배력(50% 미만)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이후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합병해 호텔롯데가 직접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를 롯데지주 내로 편입하는 시나리오다.

구주매출이 많다면 일본 롯데홀딩스에 막대한 차익을 남기게 된다. 신주매출이 많다면 일본 지분 희석은 물론 투자여력도 생겨 기업가치 제고에 일조할 수 있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5년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신주매출을 강조했다.
 

[호텔롯데 사이트 캡쳐]


◆일본 국적 논란 ‘투명성 부재’ 문제

롯데그룹이 국적 논란에 휩싸이게 된 계기는 2015년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경영권 분쟁, 이른바 ‘왕자의 난’이다. 이전까지 롯데그룹은 일본 계열사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또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 일본 계열사를 총수 일가와 관련 없는 ‘기타주주’가 소유한 회사라고 허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광윤사는 신격호 명예회장 일가가 89.6%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자 공정위가 나섰고 그룹 지배구조가 밝혀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상 롯데그룹을 한국 기업이 아닌 일본 기업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분율만으로 기업 국적을 논할 수는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국내 법에 의해 설립된 만큼 일본 기업이라 할 수 없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본 기업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지분율만으로 국적을 논한다면 삼성전자도 우리나라 기업이라 할 수 없지 않는가” 반문하면서도 “정작 문제는 ‘투명성 부재’”라고 지적했다.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기업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결국 논란이 시작된 지점은 투명하지 않는 정보 공개에 있었던 셈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주요 그룹 중에서도 유독 지배구조가 복잡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단순화한 것도 ‘왕자의 난’ 이후다. 자발적으로 나서기보단 타성에 의해 바뀌었다는 점에서 시장 의구심을 더욱 확대시켰다.

만약 지분율 문제를 지속 거론한다면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 지배력을 낮추는 것일 뿐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광윤사 최대주주가 신동주 전 부회장인 만큼 또 한 번 분쟁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은 경영비리, 국정농단 뇌물공여 등 의혹은 물론 그룹 지배구조 실체가 드러나면서 경영투명성 논란에 휩싸였다”며 “기업 국적 논란에 집중하기보다 현재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주가치 제고는 어떻게 할지 그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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