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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한진칼, KCGI 제안 역이용…국민연금·소액주주 결정 고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03 03:07:00

유휴자산·비주력 사업 정리, 조현아 복귀 차단 목적

반도그룹 행보 주목…최소 8월까지 경영 간섭 가능성

[사진 = 한진그룹 제공 ]

한진그룹 우호세력인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격화되는 모습이다. 한진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그간 KCGI(강성부펀드) 제안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복귀를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3월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드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입장에선 긍정적이지만 어느 쪽에 서야 할지 고심은 깊어진다. 반도그룹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이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을 상정한다. 올해 ‘주총데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한진칼이다. 지난 2018년 KCGI로 시작한 경영권 분쟁은 최근 주주연합(KCGI, 반도그룹, 조현아)과 조원태 회장 지지 세력 대치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조원태 회장 연임은 어렵다. 지난해 한진칼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2882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155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대외적 환경 탓으로 돌리기엔 지난 수년간 기업가치 제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핑계를 대기 어렵다. 특히 과도한 부채는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되면서 부실경영을 드러냈다.

그러나 조원태 회장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19년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KCGI가 그동안 제안한 지배구조개선 방안 중 하나는 유휴자산 매각 등이다. 부채규모를 낮춰 이자부담을 줄이고 주력 사업인 항공업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한진칼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와 건물, 지분 100%인 해양레저시설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토지와 건물 등을 매각하기 위해 나섰다.

이를 두고 한진칼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복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 나온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호텔과 레저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KCGI 제안을 역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조원태 회장 측과 주주연합 지분율 차이는 1.47%포인트에 불과하다. 캐스팅 보드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가 쥐고 있다. 현 상황을 감안하면 조원태 회장 쪽으로 표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것은 KCGI지만 조원태 회장 측은 그 제안을 수용해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 보면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들이 조원태 회장 측에 표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 전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한진칼 주가는 오히려 크게 상승했다”며 “KCGI 입장에서도 아쉬울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반도그룹 셈법은 조금 다를 수 있다.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만큼 장기 경영개선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진칼 지분 13.3%를 확보해 ’10%’룰이 적용된다. 10%룰이란 특정 기업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경영참여 선언 시 6개월 내 해당 지분을 매각하면 단기차익반환이 적용된다. 지난해 말까지 반도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8.2%로 10%룰이 적용되지 않았다.

지분 매입 시기를 감안하면 반도그룹은 최소 오는 8월까지 지속적으로 한진칼 경영에 간접적으로 간섭하거나 이후 더 심해질 수 있다.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KCGI가 보유한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과도한 주가 상승은 반도건설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면 반도그룹이 추가 지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항공업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대한항공 실적 개선 시기도 불확실해 향후 반도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한 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이 끝나면 이슈 소멸로 주가가 오히려 하락해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다”며 “분쟁이 지속되려면 조원태 회장 측을 지지해야 하지만 주주연합이 분쟁에서 물러나는 것도 부담이 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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