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17일 총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재 SK에너지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다. 만기구조는 3년물 2000억원, 5년물 400억원, 10년물 6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년물의 경우 -0.60~+0.60%포인트를, 5년물 및 10년물은 -0.70~+0.70%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KB증권과 SK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SK에너지는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금액을 3000억원에서 6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현재 SK에너지 개별민평은 △3년물 1.590% △5년물 1.712% △10년물 1.942% 등으로 집계된다. 이는 AA+ 등급민평이 각각 1.637%(3년물), 1.731%(5년물), 2.137%(10년물)인 것보다 모두 낮은 수준이다. 채권금리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SK에너지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에너지가 희망금리밴드를 대폭 넓힌 것은 기존 금리수준으로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3년물 기준으로 살펴보면 SK에너지는 개별민평(1.590%) 대비 최대 0.60%포인트를 가산했는데 이는 최근 A0등급 민평금리인 2.188%보다도 높은 금리가 된다. SK에너지가 얼어붙은 회사채시장을 감안해 '금리' 대신 '자금조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신용등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SK에너지에 대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안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했지만 오는 5~6월 정기평가 기간 중 정유업체에 대한 신용도를 전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SK에너지는 지난달부터 울산 정제공장 가동률을 기존 100%에서 85%로 대폭 낮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제마진도 마이너스를 기록, 공장을 돌려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측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SK에너지 가동률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