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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서비스업은 지역밀착업…‘기간산업 준하는 정부지원‘ 해달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4-27 10:13:19

대한상의, 27일 7개 업종별 협회와 코로나19 대책 논의

참석자들 “지자체 소관 규제 개선・지방세제 부담 완화” 요청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7일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서비스업계가 2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지원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전 항공・호텔・백화점・면세점・여행・건설 등 7개 업종단체와의 대책 회의 결과,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신속・과감한 지원 요청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제조업에 비해 고용유발효과가 2배 이상 높은 서비스업종이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수요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중앙정부는 물론 국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신속・과감한 지원을 요청했다.

항공분야 발제자로 나선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 국제선 92%, 국내선 57%의 매출감소가 있었는데 4월부터 매출타격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방 연구원은 “항공산업은 구조적으로 고정비용이 높은데다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항공사가 많아 위기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들은 매출타격이 35% 이상이 되면 현금 유출액이 매출을 초과하게 되는데 이미 매출타격 규모가 그 이상이라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 정부지원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등 주요국들이 자국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지원책을 펼치는 이유는 국가 기간산업을 지키면서 고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해외 교역비중이 높고 항공운송을 통해 첨단제품 수출이 이뤄지고 있어 당면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확실한 지원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항공산업의 체질개선까지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항공업의 경우 8대 항공사와 연관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약 60조원으로 국내 GDP의 3.1%를 차지한다. 직접고용과 연관산업을 포함한 고용창출효과는 약 84만명으로 관련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는 설명이다.

유통분야 발제자인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업은 이미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역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 위축시 2분기 중반 이후 유통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 진출, 일부매장 폐점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 등에 막혀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형마트의 경우 계속된 성장부진과 영업규제로 인해 자구노력에 한계가 있었고, 점포 폐점도 고용이슈와 연계돼 있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업계 참석자들은 서비스 산업이 지역밀착 산업인 만큼 지자체가 중앙정부 못지않게 관련 조례 개정 등 적극적인 협력과 속도감 있는 실행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총괄본부장은 “지난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나온 기간산업 지원대책의 후속 법개정이 빨리 이루어져 적시에 지원이 이뤄지기 바란다”며 “코로나19로 어렵기는 매 한가지인데 기업규모에 따른 차별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모든 국적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재산세를 한시적으로 100% 감면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오섭 한국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호텔업은 산업 특성상 막대한 고정비와 시설유지비가 필요한 업종이며 상대적으로 타 산업에 비해 취약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가 관광업 지원대책으로 관광호텔에 대한 재산세 감면,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자체에서 조례 개정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부정책이 현장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치민 한국백화점협회 상무이사는 대형유통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 산정 기준 현실화를 요청했다. 신 상무는 “지자체가 대형판매시설에 적용하는 교통유발계수는 비슷한 수준의 교통혼잡을 야기하는 공연장, 관람장 등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고, 소비패턴의 변화로 백화점, 마트 등 대규모 점포를 이용하는 내방객도 현격히 줄어들어 과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변동욱 한국면세점협회 본부장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공항 면세점사업자에 대한 과감한 지원정책을 요청했다. 변 본부장은 “정부가 공항 내 면세점 임대료 감면대책을 이미 발표했으나, 수요절벽에 직면한 면세점 사업자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 사태 종식 전까지 면세점의 휴점을 허용하고, 해당기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27일 대한상공회의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 여섯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건설분야는 공사중단과 발주 감소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을 요청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건설산업은 2014년 이후 매출 축소에도 저금리와 분양가 상승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해 왔으나 올해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에 따른 신규분양 계획 지연, 유가급락에 따른 해외수주 취소・지연, 신용리스크 확대에 따른 신규 PF사업 취소 등으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병윤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22일 밝힌 일자리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추진에 기대감이 크다”며 “뉴딜정책에 지역경제 활성화사업을 포함하고 지난해 발표한 104조원 SOC사업의 신속 추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대상 상향조정(총사업비 500억원 미만 → 1000억원 미만)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윤왕로 대한전문건설협회 상임부회장은 “건설산업은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영향이 큰 산업으로 건설공사 조기발주 등의 정책추진과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건자재 조달 차질 및 수입원가 상승에 대한 피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백승필 한국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올해 3월 여행업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태”라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수준을 100%로 상향조정하고, 고용유지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코로나 사태에도 우리나라에서 사재기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촘촘하게 구축돼 있는 유통업이 ‘사회적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일자리 버팀목 역할을 하는 서비스산업도 일종의 기간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과감한 정부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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