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세계 각국이 자국의 산업을 살리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내수 주도 성장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경제는 이미 대공황에 버금가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으로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했고, 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방역 모범국가'인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20만 5000명, 교육서비스업에서 20만 명 등으로 6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일시휴직자는 126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소비시장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수출과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출기업에 36조원 이상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내수를 살리기 위해 17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 내수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4차 비상경제회의 논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강력한 방역 대응 과정에서 경제의 이동성이 크게 위축되면서 소비 등 경제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선결제·선구매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하반기 예정인 공공 투자를 당겨 집행하고 국가 계약제도 절차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3조3000억원+α 규모의 소비·투자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7일부터 ‘선(先)결제·선구매 등을 통한 내수 보완대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각 부처들은 착한 선결제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착한 선결제는 지역상권 내 음식점, 카페 등 소상공인·자영업 업소에 선결제하고 재방문을 약속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소비자 운동을 말한다.
기재부는 공공부문의 선결제·선구매 제도가 민간부문에서 ‘착한 소비’로 확산되도록 피해업종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율 확대, 기업의 선결제·선구매 세액공제 등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계에 업무추진비를 선결제할 수 있도록 예산집행지침을 개정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공부문에서 약 900억원 규모의 선결제를 추진 중이다.
양충모 재정관리관은 "착한 선결제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계 이외에도 항공권, 화훼, 차량, 관광상품권 등 공공부문, 선결제·선구매 방안을 기재부가 솔선해 이행하고 전 기관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28개의 중앙부처 공무원 노조가 동참한 가운데 ‘소상공인이 미소짓는 슬기로운 소비생활’ 캠페인 발대식을 개최했다.
‘소상공인이 미소짓는 슬기로운 소비생활’이라는 주제로 7월까지 진행하며 전통시장, 선결제, 선구매, 소상공인 전용 온라인 플랫폼 구매 등 4개 분야에서의 소비를 촉진한다.
국공노 소속 28개 지부마다 △온누리상품권 1인 월10만 원 구매 및 조기 사용 △단골집(식당, 미장원, 체육관 등) 선결제 하기 △중기부 ‘가치삽시다, 우정사업본부’우체국 쇼핑, 해수부 ‘양식수산물 소비촉진 캠페인’ 등 소상공인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 구매를 독려할 계획이다.
민간에서도 착한 소비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로 회의 및 워크샵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집행이 보류되고 있는 관련 비용 15억원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본점 및 전국 영업점 인근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자율적으로 선결제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착한소비운동에 나섰다. 앞서 KB금융을 비롯해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계열사들은 서울 여의도 등 사업장 인근 식당을 대상으로 총 3억원 규모의 선결제를 실시했다. 직원들도 자율적으로 주변 식당을 이용하며 선결제 등을 통해 착한 소비자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