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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르포] "고객님 피부점수는요..." 명동 화장품 박사를 찾아가보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기자
2020-05-25 21:00:00

아모레퍼시픽 체험형 매장 '아이오페랩' 열어

피부측정·유전자검사 제공…'고객맞춤형' 강조


"평상시에 건조함 굉장히 많이 느끼실 것 같은데 유분감 있는 화장품 쓰세요? 유분 높은 걸 쓰시는 게 지금 피부 상태에는 잘 맞아요."

화장품을 쓴지 수년이 됐지만 살 때마다 보습·미백·탄력 등 수많은 라인 앞에서 망설였다. 어떤 날엔 주름이 고민이었고, 또 다른 날엔 너무 건조한 것 같았다. 화장품 전문가가 한다는 유튜브를 봐도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피부 상태에 맞는 제품 추천이 쏟아지지만, 일단 내 상태를 알아야 뭐라도 살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럴 때마다 맞춤 조언을 주는 전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화장품 박사를 만났다. 명동 상권 중심인 금강제화 명동본점 건너편에 있는 이곳엔 연구실에서나 볼 법한 여러 피부 진단장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이 개인 피부 상태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고자 만든 '아이오페랩(IOPE LAB)'이다. 2014년 명동역 근처에서 지금 위치로 자리를 옮겨 지난 6일 문을 열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체험형 매장 '아이오페랩'. [사진=강지수 기자]


이날 아이오페랩에서 '테일러드 프로그램'을 체험해 봤다. 네 단계에 거쳐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현장에서 결과에 맞춘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건물 3층이 진단 전용 공간이다.

아침에 한 화장을 말끔히 지운 뒤 피부진단 전문가(연구원)가 있는 테스트룸으로 향했다. 검사는 약 10분간 이뤄졌다. 피부와 건강에 관한 간단한 질문에 답하고, 이어 기기로 피부 진단을 받았다.

몇몇 로드숍에서도 피부 상태 측정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아이오페랩 검사는 훨씬 꼼꼼했다. 모두 4개 기기로 유수분 상태뿐 아니라 숨어있는 색소침착과 미래주름 가능성까지 진단했다.

검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진단키트에는 피부 점수가 100점 만점으로 표기돼 있다. 기자가 받은 점수는 61점. 100점 만점 치고는 아쉬운 점수다. 그러나 연구원은 "또래 평균 점수가 50점"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해줬다.
 
제공되는 키트에서 점수 산정 기준을 알 수 있다. 기자는 '주름'과 '미래주름'이 가장 큰 피부 고민으로 나왔다. 아래에는 모공·주름·미래주름·표피층 색소침착 등 9개 평가요소가 '관심 필요'부터 '매우 좋음'까지 나뉘어 표시됐다. T존과 U존으로 나눠 유수분 정도도 알려줬다.
 
미래주름은 평소보다 더 밝은 광을 쏘아 중간 부분 밝기를 제거하고 대비를 주는 특허 기계로 검사한다. 이 방법을 통해 현재 주름은 물론 미래에 생기기 쉬운 주름까지 찾을 수 있다. 멜라닌 검사를 통해 안쪽에 숨어있는 미래 색소침착도 대비할 수 있다.
 
미리 신청하면 피부 유전자검사도 받을 수 있다. 현재 피부 상태뿐 아니라 타고난 피부 취약점을 진단하는 검사다. 색소가 잘 형성되는 편인지, 비타민C 흡수가 잘 되는지 등 여러 요소를 점수화해 생활에서 주의할 부분을 미리 알 수 있다. 콜레스테롤 생성이나 혈당 등 전반적인 신체 상태도 살핀다.
 

화장품 조제사들이 맞춤 3차원(3D)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밖에서 제작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피부 진단을 마치고 아랫층인 2층 '커스텀 뷰티 랩'으로 이동했다. 3차원(3D) 마스크를 만들고, 맞춤 세럼을 상담하는 곳이다. 

3D 마스크는 태블릿PC로 얼굴 크기를 측정해 개인 얼굴에 정확히 맞게 제작하는 팩이다. 기존 팩과 달리 각 부위에 원하는 성분을 추가할 수 있다. 코 부위에 트러블이 심하다면 '트러블' 완화 성분을, 볼이 건조하다면 '보습'을 넣는 식이다.
 
얼굴 측정에 이어 세럼 상담이 이뤄졌다. 다섯 가지 피부 고민 중 하나를 선택하고, 원하는 유수분 양을 선택하면 맞춤형 세럼을 만들어준다.

팩 제조시설은 투명 부스로 돼 있어, 상담 전후로 3D 마스크 제작 장면과 포장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아이오페랩에서 매월 준비하는 프로그램. 5월에는 뇌파 측정을 통해 가장 편안한 향을 찾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사진=강지수 기자]

 
2층 매장 한쪽엔 뇌파검사를 통해 개개인에 가장 편안한 향을 찾아주는 공간이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매달 새로운 주제로 바뀐다. 
 
맞춤형 화장품은 지난 3월 화장품 판매업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첫 시험도 치러졌다. 아이오페랩에서 3D 마스크와 세럼을 제조하는 직원 모두 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이창곤 아이오페 마케팅부장은 "지금까지 피부톤에 맞춘 색조화장품 추천이나 제조소는 있었지만 피부 상태를 측정한 뒤 맞춤 스킨케어 제품을 제안하는 시스템은 없었다"면서 "아이오페랩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도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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