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그룹은 대우산업개발을 두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우산업개발은 대우자동차판매 아래 건설부문으로 사업을 영위하다 지난 2011년 대우자동차판매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분할 신설됐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95위를 기록한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 인수로 수도권 주택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산업개발은 주택브랜드 ‘이안’을 앞세워 2015년부터 지방을 중심으로 매년 4000~5000가구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서울과 수도권에서에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분양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
반면 두산건설의 주택브랜드 ‘위브’는 수도권에서 꾸준히 공급을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위브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서울 지역의 주택시장 확대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의 매각가는 최소 3000억원에서 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대우산업개발 재무구조 고려하면 모기업인 중국의 펑화그룹 지원이나 재무적투자자와의 협업이 필수요소로 꼽힌다.
중국 남부 광둥성 둥관에 사업 본거지를 두고 있는 대형 개발업체 펑화그룹은 2011년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를 내세워 대우산업개발을 인수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우산업개발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64억원에 불과하다. 총 차입금은 543억원이다. 잉여현금흐름도 2018년 -60억원, 2019년 -74억원, 2020년 1분기 –111억원 등 꾸준히 마이너스가 이어지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이 자체 현금동원능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평화그룹이 자본 투입을 통해 두산건설 기술력만 취하기 위한 인수가 아니냐는 우려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중국 광둥성 둥관시 둥청구 뤄사로 일대 스마트 주거복합 단지와 쑹산호 고급빌라단지 신축사업 외에 모기업 발주물량을 소화한 적이 없다. 대우산업개발의 기술력이 부족한 탓에 펑화그룹이 일감을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펑화그룹이 두산건설의 기술력을 갖고 중국시장 내 개발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권 이내에 자리잡은 두산건설의 풍부한 기술력을 펑화그룹이 중국사업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우산업개발보다 훨씬 큰 규모를 갖춘 두산건설을 통해 더 큰 개발사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건설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펑화그룹이 두산건설을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활용해 수도권 주택시장 진출과 중국내 사업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