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치·경제 변수는 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 알려진 2일 시장은 요동쳤다. 국제유가는 급락세다. 뉴스1은 미국 CNBC를 인용해 11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가 2일 오후 3시 40분 현재 아시아시장에서 전일 대비 배럴당 3.64% 하락한 37.31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투자자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달러-엔 환율은 확진 발표 직후 105.6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위기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믿음이 뒤집어지면서 투자자들은 2차 유행 가능성을 더 높게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마스크를 멀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재선 실패 위기를 맞았다. 우선 지난달 29일 TV 토론 이후 지지율이 41%에 그쳤다. 상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자(54%)보다 10% 이상 밀린 숫자다. 다만 CNBC와 체인지 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가 925명에 불과하다는 점이 변수 속 변수로 남았다.
하지만 11월 대선 당선자가 누가 되든 미국 무역·통상 정책에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 노선 유지로 한국이 얻을 경제적 실익에 큰 차이는 없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지난달 28일 ‘2020 미 대선 공약 분석’ 자료를 내고 “대외 정책에서 공화·민주 양당 모두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비슷하며, 미·중 갈등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정강정책과 공약집을 보면, 대외 통상 이슈와 중국에 대한 강경대응 기조가 비슷하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새 무역 협정을 자국 노동자 보호 조항 기반으로 한다고 공약했다. 공화당도 미국 일자리 보호가 골자인 ‘공정거래법’ 제정을 약속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당선 되든 지난 4년간 한국이 겪은 자동차와 철강 관련 관세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대한 정책 역시 차별점이 없다. 화웨이 고사 작전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의존 단절을 공약에 걸었다. 미국 기업의 중국 내 투자와 일자리 100만개를 되찾는 리쇼어링 정책도 제시했다.
민주당 역시 2016년 정강에 있던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동맹과 함께 중국에 맞서 ‘가장 강력한 입장’에서 무역 조건 협상을 한다는 정강도 세웠다. 기업이 미국 내 사업을 중단해 노동력 아웃소싱을 할 경우 공공투자나 세제혜택을 회수한다는 내용도 있다.
한국 경제에서 미·중 무역 분쟁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접어들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0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2019년 성장률 하락 폭이 0.4%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번 분석으로 트럼프 정권 이후 사례별 분석으로 정부와 재계가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분쟁이 지속될 것은 자명하고 이는 한국경제에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의 사례를 분석해 정부와 경제계가 통상환경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