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가 발표한 신규 B2C 사업 중에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가 있다.
올인원 MaaS는 렌터카·차량공유·택시·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자전거 등)·대리운전·주차 등을 한데 모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일정액을 내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이른바 ‘구독 경제’가 활발해지면서 티맵모빌리티도 정기 고객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독 형태로 가격과 편의성을 잡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티맵모빌리티의 계획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렌터카 사업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최근 구독 경제 서비스가 짧게는 하루에서 1주, 보통은 한 달 단위로 이루어짐을 고려할 때 티맵모빌리티의 렌터카 구독 서비스도 1년 미만의 렌탈 서비스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티맵모빌리티가 구독 서비스로 진출하겠다는 렌터카 사업, 특히 단기렌터카 사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대기업의 신규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8년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단기렌터카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자동차 단기 대여’로 규정한 기간은 ‘1년 미만’이다. 대기업은 2023년까지 1년 미만의 렌터카 서비스에 신규 진출할 수 없고, 이미 진출했다고 해도 관련 설비를 확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티맵모빌리티가 단기 렌탈을 포함한 렌터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 단기렌터카 사업 신규 진출 여부에 대한 동반성장위원회의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렌터카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권고를 피한다면 자칫 편법 논란에 빠질 수 있다. 일반적인 플랫폼 형태의 구독 서비스 구조상 실제로 자동차 대여가 성사되면 티맵모빌리티가 그에 대한 수수료 수익을 받기 때문이다.
만일 SK렌터카 한 곳과만 연계해 구독 서비스를 진행한다면 편법 우려는 더욱 커진다.
단기렌터카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규정대로라면 SK렌터카도 단기렌트업 관련 시설이나 서비스 등을 확대할 수 없지만 지난해 AJ렌터카를 인수하는 등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은 현재 점유율 22.9%인 롯데렌터카와 21%인 SK렌터카가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렌터카의 차량 렌탈 부문 총매출 중 중단기렌터카 비중은 32.4%에 달한다.
중소렌터카 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텔레콤 측은 "티맵모빌리티 신사업은 아직 준비 단계여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SK텔레콤 입장대로 티맵모빌리티 신사업이 고객과 소상공인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출시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한 기우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의 목소리와 과거의 데이터는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독립을 통해 새 출발을 하는 티맵모빌리티가 앞으로 혁신적인 기술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소상공인을 고려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티맵모빌리티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들은 혁신보다는 돈이 되기 때문에 하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