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202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조 220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7조 8445억 원으로 2.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131억 원으로 3.2%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인한 지속적인 고강도 봉쇄 조치와 그에 따른 극심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전세계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됐다. 특히 화장품 시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중단, 관광객수 급감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LG생건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뷰티, HDB, 리프레시먼트 3개 사업 모두 국내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뷰티(Beauty)와 데일리 뷰티(Daily Beauty)를 합산한 전체 화장품 매출은 5조 5524억원, 영업이익은 964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위기를 최소화한 게 주효했다.
중국에서는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디지털 채널의 성과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분기 기준 41%, 연간 기준 21% 성장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열린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서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CNP 등 6개 브랜드 매출이 전년 광군제 때보다 174% 급증했다. 이에 지난해 4분기에만 중국 매출액이 4091억원을 기록,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에 2.2%를 기여했다는 업계 분석이다. 이는 중국 시장 진출 이래 최초로 아모레퍼시픽의 점유율(2.1%)을 넘어선 수치다.
또한, 이익 증가에 따른 현금유입으로 부채비율은 전년 말 53.3%에서 13.0%p 개선된 40.3%로 낮아졌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한 2조 944억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563억원, 당기순이익은 6.6% 증가한 142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4분기 실적을 실현했다.
뷰티 사업의 4·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9% 감소한 1조 3245억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2254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럭셔리 화장품의 호조로 시장대비 양호한 실적을 실현했다.
에이치디비(생활용품)사업의 4·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3.6% 증가한 4230억원,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100억원을 달성했다.
소비 회복이 더딘 환경에서 '닥터그루트', '벨먼'과 같은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하고, 디지털 채널을 통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높은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직영몰 확대, 온라인 마케팅 활동 강화, 라이브 방송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중국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온라인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 역시 4·4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한 3469억원, 영업이익은 17.1% 증가한 209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말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등 사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들의 강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 모두 잡았다고 LG생건은 전했다.
LG생건은 시장 1위를 굳히기 위해 올해는 디지털 전략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바짝 고삐를 당길 방침이다.
차 부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과 내실 다지기, 변화에 대한 대응을 중점 추진 사항으로 제시해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와 도전 정신을 강조한 바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높은 고객 충성도를 확인했고, 재무상태도 안정적"이라며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매출 성장률로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외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