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면역항암제 이어 휴밀라시밀러도…연이은 위탁생산 수주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도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 상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아달로체'의 일부 생산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간 수직계열화가 지속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아달로체'는 글로벌 매출 1위(약 23조원) 의약품인 '휴미라'(HUMIRA)의 바이오시밀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최초로 판매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종양괴사인자(TNF)-알파(alpha)의 체내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기전으로 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달로체의 국내 판매사로 유한양행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유한양행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유한양행은 독점 판매권을 갖지만, 위탁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복수의 CMO 업체가 나눠 갖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하는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위탁생산 총 47건을 수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수주액도 17억8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대비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현재 CMO 생산규모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3년부터 제4공장까지 가동하게 되면 전체 생산규모는 총 62만ℓ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전체 CMO 시장의 3분의 1에 달할 전망이다.

위탁생산을 넘어 위탁개발생산(CDMO)에서도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CDMO는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을 합친 것으로, 고객사 파이프라인의 개발부터 대량생산까지 대행하는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예측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신약개발 업체 웰마커바이오와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WM-A1-3389' CDMO 계약을 맺었다. 이에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 △공정 개발 △제형 개발 △전임상·임상시험용 시료 생산 △품질관리(QC) △임상시험계획 가이드 등의 서비스를 웰마커바이오에 제공한다.

'WM-A1-3389'은 웰마커바이오의 두번째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으로,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치료를 위한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다. 기존의 암세포가 몸을 숨기는 데 도움을 주는 PD-1 항체에 내성이 있는 환자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올해 말 전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3분기께 제1상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유틸렉스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EU103'의 임상시험용 시료(샘플) 위탁생산도 맡았다. 유틸렉스에 따르면 EU103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면역세포를 만드는 치료 원리를 갖는다. 양사는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임상 시료 생산과 임상 신청 등 과정에서 협업을 이뤄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주 관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꾸준히 CMO·CDMO 수주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이은 추가적인 위탁개발(CDO) 해외진출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