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지난 27일 오후 11시쯤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야구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신 회장을 '동빈이형'이라고 부르며 1시간 가까이 야구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동빈이형(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백화점·마트에서 개막이나 야구 행사를 한 적이 있었냐"며 "내가 하니까 다 따라 하는 것"이라고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정 부회장은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면서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롯데랑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이런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이 더 커지길 원한다"고 했다. 또한 "초반에 내가 롯데를 자극했을 때 롯데와 저희 사이에 더 많은 말이 오고 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동빈이형이 야구에 관심 많으면 나랑 얘기를 많이 했을텐데 그러지 않아 서운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같은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를 관전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9월 삼성라이온스와의 경기 이후 처음이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올해 KBO리그 개막 전 롯데를 두고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야구단과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는 야구단을 본업과 연결할 것이고, 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저격한 바 있다.
한 참석자가 '롯데자이언츠 외에 라이벌은 어떤 팀이냐'는 질문에 정 부회장은 "키움히어로즈"라며 "다 발라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발라버린다'는 상대방을 가지고 놀듯 쉽게 이기겠다는 의미를 담은 속어다.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히어로즈가 넥센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넥슨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며 "이번에 우리가 키움을 밟았을 때(이겼을 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키움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씨와 개인적으로 매우 친하다면서 "허민과는 매우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