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9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095억원, 영업이익 1조5166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7%·영업이익은 39.1% 증가한 것으로, 모두 분기 사상 최고 기록이다. 영업이익률도 역대 1분기 중 가장 높은 8.1%를 달성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주역은 단연 가전 부문이다.
TV를 제외한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 1분기 매출액 6조7081억원, 영업이익 91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로 사업본부 기준 분기 영업이익 9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H&A본부가 처음이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각각 34.9%, 23.9% 늘었다. VS사업본부(전장사업) 매출도 전년도보다 43.5% 늘며 적자 폭을 줄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어닝서프라이즈가 2분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키움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1분기보다 21% 낮은 1조1947억원으로 예상했고, 유진투자증권도 1조11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2분기 실적을 더욱 보수적으로 측정해 LG전자가 1분기보다 40% 이상 감소한 898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고, IBK증권도 7850억원 수준으로 낮게 잡았다.
LG전자가 1분기의 영광을 2분기까지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패널 가격 상승 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가전사업부의 원자재(철강 등) 가격 상승까지 더해져 HE사업부와 H&A사업부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시장 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4월 하반기 LCD TV 패널 가격은 월초보다 평균 6.2%, 지난달보다는 8.3% 급등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방 수요는 여전히 강한 데 반해 재고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부품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며 “패널 가격 인상세는 올해 중반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전 부문에 대한 우려 외에도 MC 사업부 인력이 타 사업부로 배치되면서 생기는 ‘고정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분기에 대한 우려에도 LG전자 올해 실적 전망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와 보복 소비 △에어컨 등 계절 가전의 판매 증가 △OLED TV 신제품 출시 등 프리미엄 수요 유지 △MC사업부 영업적자 제외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VS부문의 흑자전환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7월 엘지마그마 합작법인 설립 △독일 자동차 제조사 다임러그룹과의 약 6억달러(한화 6700억원) 규모 전기차용 모터 공급 계약 △애플카 이슈 등 실적 개선 요인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원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VS부문의 흑자전환과 함께 더 큰 실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