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약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한다. 이로써 신세계는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네이버·신세계·쿠팡으로 3강 구도가 재편되면서 이커머스 선두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미국 이베이 본사와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4일 공시했다.
G마켓·옥션·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12%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3위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의 점유율이 3%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의 점유율은 15%로, 단숨에 쿠팡을 앞서게 된다.
앞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참여했지만 이달 7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만 참여했다. 본입찰에서 경쟁했던 롯데쇼핑은 3조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써내면서 이마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초 신세계와 네이버가 80대 20으로 인수비용을 부담할 계획이었지만 네이버가 막판에 발을 빼자 신세계는 지분 80%만 인수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3조4000억원 수준의 자금조달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원으로, 지난달 서울 가양점 이마트 토지워 건물을 6820억원에 매각한 것을 더하면 1조7457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스타필드 시티 등을 담보로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오픈마켓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가 인수 후에도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해 '승자의 저주'를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을 써낸 롯데쇼핑도 "투자비와 소요시간을 고려할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면서 이번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 전국 오프라인 유통망에 더해 이베이코리아의 판매자·유료회원 등 온라인 기반을 얻게 돼 온·오프라인에 걸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풀필먼트(통합물류관리) 센터를 보유한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4년 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