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특검팀은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부정한 청탁'을 위해 제3자인 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16억2800만원, 미르재단에 125억원, K스포츠재단에 79억원을 지급해 총 220억2800만원을 뇌물을 건넸다고 적시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 핵심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도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해 8월 열린 1심에서 이 부회장은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이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72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16억원 등 89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복역은 353일간 지속됐다. 이듬해인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으면서 비로소 석방됐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형량이 대폭 감형된 것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이 1심과 달리 무죄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다만 승마 지원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의 승계 작업을 위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겁박과 사익추구가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다시 수감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지 3년여 만이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명령에 따라 이뤄진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형이 내려지면서다. 이 선고에 대해 이 부회장과 특별검사팀 모두 재상고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 부회장에게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86억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 등을 인정했다.
이달 말 기준으로 형기의 60% 이상을 채운 이 부회장은 앞서 가석방 예비심사를 통과해 최종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가석방심사위원회가 광복절 가석방 규모와 대상자를 심의한 뒤 일부 심사 대상자에 대해 적격 결정을 내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가석방을 최종 승인하는 절차다. 이 부회장의 석방일은 오는 1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