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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특허 만료 의약품을 노려라'…보령제약, LBA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상훈 기자
2021-10-26 14:00:49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 LBA…항암제 젬자 이어 두 번째

포트폴리오 강화·이익률 개선 효과…타 업체도 긍정적 검토 예상

[사진=보령제약]

 보령제약이 특허 만료된 의약품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초기 비용 부담은 크지만 포트폴리오 강화와 이익률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이다.

보령제약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의 자산 양수∙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비용은 376억원이다.

자이프렉사는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에 쓰이는 약물이다. 정신 및 감정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불균형을 조절한다. 1996년 출시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조현병치료제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지난 7월 보령제약이 9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밝힌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의 하나다. 레거시 브랜드 인수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충성도에 기반해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인수를 의미한다.

국내 제약사가 흔히 진행했던 ‘판매권 인수’ 계약과는 다르다. 판매권뿐 아니라 제품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제품의 소유주가 바뀌는 것이다. LBA는 그동안 해외에서는 가끔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사진=(왼쪽)젬자, (오른쪽)자이프렉사]

보령제약은 국내에서 가장 LBA에 적극적인 제약사다. 2015년부터 국내 유통권을 확보해 영업을 해오던 일라이릴리의 항암제 ‘젬자’를 지난해 아예 인수했다.

보령제약은 “만성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국내외에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다양한 오리지널 의약품의 추가 LBA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보령제약은 985억원 중 700억원을 LBA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376억원을 자이프렉사에 사용한 만큼 조만간 비슷한 규모의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보령제약이 LBA에 집중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인수한 젬자는 적응증별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며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 중이다.

젬자 매출액은 2016년 95억원에서 2020년 124억4000만원으로 5년만에 약 30억원이 증가했다. 보령제약 전체 의약품 매출 중 매년 2~3%대를 차지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매출 상승과 함께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로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명성 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리지널 의약품의 높은 지위를 활용해 영업 등 측면에서 다른 제품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자이프렉사 인수로 기대하는 바 역시 비슷하다. 보령제약은 부스파(정신억제제), 푸로작(중추흥분제), 스트라테라(행동장애) 등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중추신경계 치료제 사업 역량을 강화해왔다. 보령제약은 자이프렉사 인수를 계기로 2025년까지 중추신경계 치료제 부문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항암제와 함께 특화된 경쟁력을 갖춘 사업 분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비용이 큰데다 실익을 장담할 수 없어 지금까지 LBA를 고려하지 않았던 제약사들이 보령제약 사례를 통해 앞으로는 LBA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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