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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하림, 그룹 승계 위해 아들 회사에 일감 몰아줘…과징금 49억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주진 생활경제부 기자
2021-10-27 14:25:21

올품에 구매물량 몰아주기·고가매입 등 70억 부당지원…보유 주식도 저가 매각

하림 "올품 부당지원 한 바 없어…공정위 과도한 제재"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신제품 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The미식 장인라면'은 20시간 동안 직접 끓인 육수를 스프형태의 분말이 아닌 농축 액상으로 담았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그룹이 계열사들을 동원해 총수 아들 회사인 올품을 부당 지원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48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하림 계열 8개사(팜스코,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와 올품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48억8800만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권 승계 방안을 검토하던 김홍국 하림 회장은 2012년 1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아들 준영 씨에게 증여했다.

공정위는 올품이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 회사가 됨에 따라 하림그룹에서는 올품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상속 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유인구조가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하림 계열사들은 김 회장과 그룹본부의 개입 아래 올품에 구매물량 몰아주기, 고가 매입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대 양돈용 동물약품 수요자였던 계열 양돈농장 5곳은 기존에는 동물약품을 각자 구매해오다가 그룹 지시에 따라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2012년 1월∼2017년 2월 올품으로부터 올품 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가 제조한 동물약품을 시중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계열 사료회사 3곳도 2012년부터 기능성 사료첨가제를 제조사로부터 직접 사지 않고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2012년 2월∼2017년 2월 거래상 역할이 사실상 없는 올품이 구매 대금의 약 3%를 중간 마진으로 가져갔고, 그 이익은 총 17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1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옛 올품의 NS쇼핑 주식이 문제가 되자, 이를 올품에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당시 주식 거래금액은 하림지주가 올품에 매각한 가격 대비 6.7∼19.1배 높았다.

약품과 사료첨가제 구매, 주식저가 매각 등을 통해 올품이 부당하게 지원받은 금액은 약 70억원에 달한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하림그룹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심의과정에서 주식회사 올품에 대한 부당지원이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과도한 제재가 이뤄져 매우 아쉽다”고 입장을 냈다.

하림그룹은 “특히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라는 제재 사유들에 대해 조사 및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림그룹 계열사는 동일인 2세가 지배하는 올품을 지원한 바가 없고, 통합구매 등을 통해 오히려 경영효율을 높이고 더 많은 이익을 얻었다는 점, 거래 가격은 거래 당사자들간의 협상을 거쳐 결정된 정상적인 가격이었다는 점, 올품이 보유하고 있던 NS쇼핑(당시 비상장)의 주식가치 평가는 상증여법에 따른 적법평가였다는 점 등을 객관적 자료와 사실관계 입증을 통해 명확히 소명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의결서를 송달받으면 이를 검토해 해당 처분에 대한 향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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