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 사업 역대 최고 실적...배터리도 '방긋'
SK이노베이션은 29일 실적 공시(잠정)를 통해 3분기 매출액이 12조 30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1조 1809억 원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6185억원으로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6722억원 늘어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 6275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윤활유 사업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시황 개선에 따른 마진 증가, 미국·유럽에서의 판매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1028억원 증가한 3,293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자회사로 분할한 이후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이다.
유가 상승과 등유·경유 등 석유 제품의 마진이 개선되면서 석유사업의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575억 원 증가한 2906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164억원)과 화학사업(844억원)도 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손익이 회복됐다.
배터리 사업의 매출액은 8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8% 증가하면서 분기 최고 수준을 보였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 9733억원을 달성해 연간 매출액이 3조원 이상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다만 연구개발비 등으로 늘어난 영업손실은 98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640억원)를 상회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올해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 중국 옌청·혜주 공장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자동차 반도체 수급 불안정 상황 등 대외 환경 이슈를 감안하고도 미국 제1공장, 유럽 제2공장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내년에는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튬이온 이어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두 날개' 달까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시장 수요가 회복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과 석유 사업 부문도 견조한 시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부문에서도 내년 배터리 3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 속에, 배터리 부문을 특화하는 SK온이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에 나설지 주목된다.
관건은 다양한 배터리 소재 개발 여부다.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로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권에 속해 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차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소재사업 영업이익은 중국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401억원에 머물렀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인 솔리드파워와 협약을 맺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3000만 달러(약 351억원)를 투자해 공동 개발·생산하는 방식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에 적용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것으로, 화재 위험성 등을 줄일 수 있다.
양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성능이 33% 높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크기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면 한 번 충전으로 700km를 달릴 수 있던 전기차가 930km를 주행할 수 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 설비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도 구상중이다. 투자 비용을 아끼는 것은 물론 양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전사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시너지를 내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사업으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더 큰 수확 즉, 빅립(Big Reap)을 달성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