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9월 저축은행업계의 중기대출 잔액은 53조7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43조8065억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9개월 만에 21.2% 급증했다. 전체대출 중 중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말 53.27%에서 2021년 3분기 53.49%로 소폭 증가했다.
업계는 저금리 기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중기대출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가계부문 대출영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반면, 중기대출은 코로나19 여파로 규제가 비교적 완화돼 영업확장이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대출 중 부동산업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업 대출은 2019년 말 12조5389억원에서 2020년 말 14조5053억원으로 15.68%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7조9057억원을 기록해 2019년 말 대비 42.8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저축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JT저축은행(34.13%), 한국투자저축은행(33.20%), 웰컴저축은행(15.08%), OK저축은행(14.76%), SBI저축은행(4.37%) 순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부동산PF 대출까지 모두 포함된 수치다.
현재 상호저축은행업법 감독규정에서는 저축은행의 부동산업, 건설업, 부동산PF 대출의 합을 대출자산의 50% 이내에서 취급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이할 경우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최근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면서 부실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 취급에 대한 느슨한 규제도 비은행 기업대출의 증가요인 중 하나로 보여진다"며 "최근 부동산 임대업, 부동산 PF 대출 등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 개발업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비은행 기업대출 부실화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