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잇달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한화그룹 석유화학·에너지 부문 계열사인 한화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한화토탈에너지스가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말에도 기계·항공·방산 부문, 금융 부문, 건설·서비스 부문 등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각각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회의는 모두 평소 정례회의와 달리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주요 계열사 1분기 실적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외 악재로 수익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도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경영계획 추진 현황 검토와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이날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각 사별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국내 수출 기업 1094사 중 85.5%가 공급망 위기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특정지역 봉쇄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급망 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물가 상승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인한 소리심리 위축도 기업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재계 관계자는 "호재는 보이지 않고 악재만 가득한 상황"이라며 "대기업들이 코로나 사태 초기 만큼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