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460원(5.0%) 높은 액수다.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 580원이다.
최저임금 제도는 1988년에 처음 시행됐다. 모든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해서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마다 재계와 노동계의 마찰이 적지 않은 이유다. 최저임금은 실업급여 등 각종 정부 지원금의 기준으로도 활용한다.
재계에서는 잇따라 입장문을 내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물가 급등 등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면 지불 능력이 떨어지는 수많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숙련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일자리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향후 정부와 정치권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등의 개선 방안을 적극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협상대표이기도 한 경영자총협회(경총)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경총은 "경영계는 금번 최저임금 고율 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라며 "정부는 이로 인해 초래될 국민 경제의 부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